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대국민 약속을 실천했다. 이 대통령의 전재산 331억여원은 이르면 내달 초 설립되는 장학재단 '청계'를 통해 소외계층 청소년을 위한 장학 및 복지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해묵은 과제에 마침표를 찍고 또다시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파워를 얻게 된 것이다.◆정치적 논란 해소에도 야당 공세이 대통령의 재산기부 문제는 정치적으로 적지 않은 논란거리였다. 대선 이후 약 1년 6개월 동안 재산기부 문제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크고 작은 오해를 불러왔던 것. 특히 민주당과 진보진영은 이 대통령의 재산기부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며 정치적 고비 때마다 공세를 거듭해왔다. 여야 정치권은 이날 이 대통령의 재산기부와 관련,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그러나 속내는 달랐다. 최근 비정규직법과 미디어법 처리를 둘러싼 팽팽한 힘겨루기의 이면을 보여주는 것. 윤상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국민 약속을 지키려는 대통령의 뜻과 결단을 환영한다"면서 "민주당의 우려는 반대를 위한 반대로 꼬투리 잡기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재산기부 약속을 지킨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장학사업을 수행하는 재단이 많은데 왜 굳이 또 만들어서 번거롭게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통령 재산만으로 1년 이자가 얼마나 되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재단 운영과 유지에 기업에게 손을 벌릴 수도 있다. 여러 군데 후원을 받아 재단을 키우는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재산기부 전환점으로 정국 주도 예상정치적 논란에도 이 대통령의 재산기부는 의미가 적지 않다. 특히 현직 대통령이 거의 전재산을 사회에 기부한 것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재산기부 확정발표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부분은 정치적 타이밍이다. 집권 2기 새출발을 위해 내각과 청와대 개편 및 8.15 대국민 메시지 발표를 앞둔 이 대통령으로서는 향후 정국을 주도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촛불파동에서 벗어나 올해 집권 2년차 새출발을 다짐했다. 그러나 ▲ 용산참사 ▲ 4월 재보선 참패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등의 여파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인 한국경제의 성적표도 정국 안정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최근 중도실용 노선 및 중산층 육성과 친(親)서민 행보를 강화하고 있는 이 대통령으로서는 재산기부를 통해 일련의 정국 흐름에 마침표를 찍은 것. 이 대통령이 솔선수범에 나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이른바 'MB정부=부자정권'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게 된 것. 이 대통령은 이에 따라 재산기부를 통해 형성될 우호적 여론과 7~14일 유럽 3개국 순방의 성과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국면전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이달 말을 전후로 내각와 청와대에 대한 인적쇄신이 예정돼 있다. 이 대통령은 국무총리와 대통령실장 등 이른바 빅2를 모두 교체하는 대규모 인적개편과 8.15 대국민담화를 통해 또 한 번의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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