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등 부진… 품목강화 · 유통경로 적응 필요
전 세계 각지에서 '잘 나간다'는 명품브랜드 화장품업체들이 유독 한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매출 부진으로 백화점ㆍ마트 등에서 매장을 철수한다는 얘기도 나도는가 하면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해 사업규모를 축소시키려는 움직임도 엿보이고 있다.
규모와 브랜드 파워면에서 세계적인 업체라는 평을 듣지만 정작 한국 시장에선 적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지난 2007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프랑스산 고가 브랜드 '바이테리'는 현재 백화점에서 매장을 철수한 상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단독 매장을 열고 고가·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웠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LG생활건강측에서 먼저 매장철수를 요청했다"며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매출부진 때문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생활건강측은 "테스트마켓 성격이 강했던 첫 매장을 철수한 것이지 수입을 중단한 건 아니다"라며 국내 실정에 맞게끔 브랜드나 제품 전반에 대해 재정비해 새롭게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이 올초 주요 7개 점포에서 샤넬 화장품 매장을 철수시킨 일 역시 표면적인 이유는 매출부진이다.
일각에서는 명품업체와 백화점 사이의 자존심 싸움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실제로 샤넬 화장품은 판매순위가 지속적으로 하락세에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일부 해외브랜드들도 한방, 주름개선, 미백 등 기초ㆍ기능성 제품들을 강화했는데 샤넬은 여전히 색조제품에 주력했었다"고 말했다.
샤넬은 인근 백화점으로 자리를 옮겨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지만 롯데백화점에 새로 들어선 브랜드들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는 바람에 한번 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화장품 부문 매출 기준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로레알그룹의 핵심 브랜드인 로레알파리 역시 매장철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현재 주요 백화점, 화장품 전문점, 대형할인점, 드럭스토어, 온라인쇼핑몰 등을 통해 제품을 유통하고 있지만 매출이 부진해 일부 유통경로에서 철수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이같이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신통치 않은 결과를 보이고 있는 것은 현지화 전략 실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몇 년 전부터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기초ㆍ기능성 제품들의 품목 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한데다 국내 시장의 독특한 유통경로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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