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주식투자' 증권사가 부추기나

개인들이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신용대출, 주식담보 대출 상품들을 고금리에 판매, 대출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 증권사들의 대출잔액이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대형 A사의 경우 지난해 연말 신용대출 잔액이 1670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 6월24일 현재 4110억원으로 두배 이상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B사도 주식담보 대출은 5475억원에서 4947억원으로 소폭 감소한 반면 신용대출은 728억원에서 2174억원으로 세배 가까운 증가폭을 보였다. 그동안 대출에 크게 신경을 안썼던 소형 C사의 경우 담보 대출은 72억원에서 121억원으로, 신용융자는 44억원에서 190억원으로 각각 대폭 늘어났다. 증권사들은 대출 상품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대부분 신용대출, 주식담보대출 상품을 운용한다. 은 'BESTez Loan'이라는 상품명으로 신용거래, 장기일반담보융자, 채권담보융자, 수익증권담보융자, ELS담보융자, 매도담보융자 등 다양한 상품을 갖추고 있다. 신용대출의 경우 위탁계좌에서 일정한 보증금을 받은 후 주식매수 시 매수금액의 일부를 융자해주는 서비스다. 금리는 기간과 등급을 여러 단계로 나눠 차등 적용한다. 은 예탁증권 담보대출을 시행 중이다. 대출가능금액은 종목별로 30~65% 한도에서 가능하며 기본 1억원, 우수고객의 경우 최대 10억원까지 빌려준다. 금리는 최소 7.2%에서 최고 8.6% 수준. 일반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보다도 다소 높은 수준이다. 은 이지론, 매도담보대출, 청약자금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인 이지론의 경우 최저 200만원 이상 대출을 받도록 돼 있으며 이자는 7.7~9.0% 정도다. 공모주나 유상청약 종목 중 지정된 종목에 청약할 때 자금을 빌릴 수 있는 청약자금대출 상품의 경우 최고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신용ㆍ주식담보대출, 채권담보대출, 간접투자증권담보대출 상품을 판매한다. 약정한도는 최고 20억원으로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금리는 6.9~7.0%에다가 플러스 알파를 더해 정해진다. 은 최근 직장인 마이너스 신용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담보 없이 신용만으로 대출이 가능하고 대출한도 내 입출금이 자유로운 마이너스통장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단기 자금이 필요한 투자자는 물론,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카드 대금 등 각종 공과금을 납부하는 투자자들에게 유용하다"며 "유휴 자금을 하루만 예치해도 은행 대비 고수익을 제공하는 등 CMA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주식에 묶여 있는 돈을 현금화하기 위해, 혹은 추가 투자를 위해 자금을 대출받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담보대출의 경우 담보가치가 하락하면 억울하게 반대매매를 당할 수도 있고, 과도한 대출로 인한 폐해도 우려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다시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대출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담보대출을 받았다가 반대매매를 당하면 손해가 막대해지는만큼 가능한 대출을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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