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석기자
영화 '오발탄'
유현목 감독은 이후 '아낌없이 주련다'(1963), '잉여인간'(1964), '순교자'(1965), '춘몽'(1965) '막차로 온 손님들'(1967), '카인의 후예'(1969), '분례기'(1971) '사람의 아들'(1980) 등 총 42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학창 시절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 심취했던 희곡작가를 꿈꿨던 고인은 특히 문학과 종교에 큰 관심을 기울이며 이를 영화에 반영했다. '김약국의 딸들'(1963, 박경리 원작), '잉여인간'(손창섭 원작), '순교자'(김은국 원작), '카인의 후예'(황순원 원작), '장마'(1979, 윤흥길 원작), '사람의 아들'(이문열 원작) 등 그의 대표작들은 대부분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문예영화들이었다. '순교자'와 '사람의 아들' 등으로 종교적 문제를 심도 깊게 다뤄 주목받은 유현목 감독은 사실주의에서 출발해 모더니즘, 표현주의로 영화의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특히 1965년 연출한 '춘몽'은 몽환적인 이미지의 표현주의적 묘사로 가득한 보기 드문 전위적인 작품이었다. 유 감독은 여배우의 뒷모습 전라를 수초간 노출했다는 이유로 외설 논란에 휩싸였으나 결국 기소유예로 풀려났다. 고인은 1976년부터 동국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활동하다 1990년 정년 퇴임했다. 저서로는 ‘한국영화발달사’, '기록영화론', '세계영화감독론' 등이 있다. 1995년에는 일흔의 나이에 11년 만의 신작이자 유작인 '말미잘'을 발표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