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업계 CEO들이 2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이들은 지난 19일 경기도 분당 새마을운동연수원에서 한국선주협회가 주관한 '2009년도 임시총회 및 사장단 연찬회'에서 하나같이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건화물선운임지수(BDI)의 반등으로 숨통이 트였다고 보는 벌크선사들과는 달리 여전히 바닥을 헤매고 있는 컨테이너 시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컨테이너 선사 한진해운의 김영민 사장은 "2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고 3, 4분기 들어 조금 나아지리라고 예상하지만 연내 흑자전환은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같은 상황에선 언제쯤 흑자로 전환될 지 전망하기도 어렵다"며 "중국 내 자가터미널 확보 등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놓고 추진하던 사업의 추진 방향에 대해서도 검토를 거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해 공격적인 투자를 자제, 같은 컨테이너 선사지만 실적면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현대상선의 강성일 상무은 "비교적 선방한 1분기 실적과 달리 2분기 실적의 경우 오히려 1분기보다 적자폭이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암울한' 2분기 실적과는 달리 벌크선사들은 3분기 부터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대표적 벌크선사인 STX팬오션의 이종철 부회장은 "현재의 시장상황이 실적에 반영되려면 3개월정도 걸리기 때문에 3, 4분기에는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등 국내 대표적인 해운선사들은 지난 1분기 적게는 약 400억에서 많게는 약2500억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연찬회에서는 해운정책, 컨테이너선, 벌크선, 선원선박 분야 등 분과별로 각 선사 CEO들이 현안에 대해 토의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에 따라 해운정책 분야에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형화주의 해운진출 문제에 대해서 "굳이 반대하지는 않지만 국적선사에 대한 대량화주들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컨테이너선 부분에 있어서는 "2분기 들어 80%까지는 회복할 것으로 보이며 근해선사 발전을 위해 부산항 전용 터미널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벌크선 부분에서는 최근 급등하는 BDI와 관련 "BDI지수에 대해 장, 단기적 관점으로 현실적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놓았다. 뿐만 아니라 중고선 가격이 30% 가량 하락한 지금이야말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적기가 될 수 있다며 금융권의 지원을 호소했다.
선원선박 분야에서는 선원들의 장기 승선을 유도하는 인센티브를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안혜신 기자 ahnhye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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