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1]시중은행, 내실경영 올인 '체질개선 통해 위기넘는다'

지난 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혹독한 시련을 겪은 주요 시중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은 경기회복세에도 불구 아직 완연함 봄이 오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미 연초부터 리스크관리와 비용절감, 수익성향상 및 그룹내 시너지향상 등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춰왔으며 하반기에도 외형경쟁을 자제하고 내실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건설, 조선, 해운업종 구조조정에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은행권으로서는 위기 극복을 위해 체질을 강화하는 한편 리스크관리에 가장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국민은행, 체질강화는 계속된다=국민은행은 건전성 제고와 안정적 유동성 확보를 통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외형 성장보다는 유동성 및 신용위험관리, 자본충실도 제고 등 내실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올해 기본방향으로 설정한 '뉴스타트(New Start) 경영'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뉴스타트 경영은 국민은행이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효율경영, 스피드 및 현장경영, 창조경영을 조합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경영혁신 운동이다. 이를 위해 우선 체질강화에 힘쓰고 있다. 경제 호황기에 최고 수준의 리스크 관리와 고객만족도 유지를 위해 각종 시스템을 강화해 왔지만 시련기를 맞아 다시 한번 체질을 개선해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탄탄한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은행 중 최고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미래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신성장사업 기회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딩뱅크로서 건전성과 유동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 금융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선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내실 또 내실=우리은행도 수익성과 건전성을 고려한 내실 경영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위기 극복을 위한 혁신과 실천'을 기본전략으로 세웠다. 이미 우리은행은 불확실한 국내외 금융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카드와 투자은행(IB) 본부의 중복 부서를 통폐합하는 등 위기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우리은행은 기본에 충실한 정도(正道) 경영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단순한 경비 절감에 그치지 않고,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저비용 고효율로 개선함으로써 장기적인 발전의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내실 경영과 혁신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한편 정도에 입각한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영업을 해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한 혁신 과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 고객친화형 경영=신한은행은 위기 극복을 위해 체질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영 슬림화와 고객과의 유대 강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생존역량 강화를 위한 체질개선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산운용을 효율화하고 신용위험 확대에 따른 건전성 및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대내외 위험요소를 면밀히 모니터링함과 동시에 '일반계획+비상계획'의 듀얼시스템을 운영, 경기 흐름에 맞춰 발빠르게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기업금융개선지원본부를 중심으로 부실발생 예견 기업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강화하고 건설ㆍ조선ㆍ철강 등 실물경기 침체에 따라 부실화가 우려되는 산업과 파생상품ㆍ부동산ㆍ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고위험 대출에 대해서도 주기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할 예정이다. 아울러 수익성에 치중하는 단기 성과에는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은행이 먼저 고통을 분담하고 난관 극복을 주도한다는 방침 아래 조급함을 버리고 기업과 개인, 은행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기로 했다. ◇하나은행, 질적 성장 확립=하나은행은 고객기반 확대를 통해 성장기반을 확보하고 수익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자금융 고객 수 증대와 인터넷 및 콜센터를 통한 상품판매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또 외환거래와 퇴직연금 예치 등 기업고객의 부대 거래를 늘리고 주거래고객 수와 거래율을 높여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건설ㆍ조선ㆍ해운ㆍ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ㆍ통화파생거래 등 올해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위협하는 이들 분야에서 하나은행의 잠재적 리스크 규모는 경쟁사보다 현저히 낮은 만큼 질적성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자본 확충과 자산건전성 관리를 발판으로 하나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회로 삼아 아시아 선도 금융회사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특히 하나은행의 경쟁력인 프라이빗뱅킹(PB) 부문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투자자 보호제도가 한층 더 강화되면서 높은 수준의 세일즈 역량이 요구된다. 하나은행 PB의 강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반영한 PB 전용상품을 개발하고 전문인력을 확대해 PB 부문의 차별화된 명성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금융의 핵심인 인재 양성과 미래성장동력 발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외환은행 고객중심 경영=외환은행은 금융불안과 실물경기 침체로 악화된 경영환경을 다양하고 품격높은 고객 서비스로 헤쳐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최대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무역금융과 외국환 분야에서 차별화된 마케팅을 준비 중이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에 맞춰 외환선물을 통한 금융투자업에 진출하고 홍콩 투자은행(IB) 현지법인 설립에도 본격 나설 계획이다. 수출입 기업들의 고충상담을 위한 외국환 상담서비스를 강화하고 외국환 분야에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위주의 경영으로 미래의 성장기반을 마련 중이다. 다양한 수익기반 구축을 위해 고객을 세분화하고 고객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비용구조 효율화를 통한 경영효율성도 높여가기로 했다. 직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예산의 효율적 편성과 집행을 통해 비효율성을 제거할 방침이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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