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강승훈 기자] 케이윌에게 빅마마의 냄새가 났다. 얼추 따져보면 빅마마의 전철을 밟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래를 잘해서 수 많은 가수들의 코러스에도 참여했고, 가이드 녹음을 하면서 유명한 가수들이 그 곡에 매료되게 만들었다. 비록 외모 때문에 가수의 꿈은 접었지만 코러스나 보컬 피처링을 통해서 꾸준히 음악을 하고 싶었다.
"친구들이 학창시절부터 노래를 잘 한다고 칭찬을 해도 '너는 꼭 가수가 되어야 해'라는 말은 안 했던 것 같아요. 저도 그냥 가수들의 앨범에 참여해서 크레딧에 제 이름이 올라가는 것에만 만족했던 것 같고요. 가수로 나서는 것보다 코러스나 스태프로 오히려 가수를 서포터하는 것이 더 훌륭해보였거든요"
케이윌은 가수들의 코러스와 가이드 녹음 작업에 참여하면서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작곡가 방시혁의 눈에 띄면서, 가수의 꿈을 키우게 된 것.
수 많은 가이드 녹음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있을까? 실제로 케이윌은 플라이투더스카이, 동방신기, 엄정화 등이 부른 곡을 가이드하면서, 가수들이 부른 곡보다도 더 맛깔스럽게 불렀다는 평도 받았다. 그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갔던 곡은 플라이투더스카이의 '피'였다.
"'피'를 처음 받고 가이드 녹음을 했는데, 제 감성과 너무 잘 맞아서 제가 불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어요. '피'가 다른 가수에게 팔리기 전까지 제가 쭉 듣고 노래 불렀던 곡이라 은근히 제 곡 같은 생각도 들었거든요. 물론 다른 가수에게 그 곡이 팔리고 앨범으로 나오게 되면 더 이상 제 곡은 아니지만요. 나중에 플라이투더스카이 앨범에 그 곡이 실려 있는데 기분이 진짜 묘하더라고요.(하하)"
케이윌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것은 비가 출연했던 '이 죽일 놈의 사랑'의 OST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이 죽일 놈의 사랑'의 네번째 트랙에 실려 있는 '꿈'이라는 곡 때문에 그는 가수로 첫 발을 내딛었다.
케이윌은 1집 앨범 '왼쪽 가슴'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물론 기라성 같은 가수들이 포진해 있을 때 앨범을 발표한 것이라서 활동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포기하지도 않았다.
케이윌은 천천히 가수로서 입지를 다졌다. 자신만의 특색을 찾을려고 노력했다. 케이윌이 김태우, 백지영, 스윗소로우, 커먼그라운드 등과 함께 듀엣 작업을 벌인 것은 그 만이 갖고 있는 특징일 수 있다.
"1집에 완성도를 높이려고 노력했어요. 한마디로 종합선물세트라고 할까? 모든 것을 총 망라했어요. 사람들은 제가 혼자 부른 곡보다는 듀엣곡이 좋다고들 하니까, 다음 앨범에도 가수들과 듀엣으로 부른 곡을 싣게 된 것 같아요"
최근 발표한 미니 앨범에는 MC몽, 티파니, 다이나믹듀오 등이 참여했다. 특히 케이윌은 티파니와 함께 부른 '소녀, 사랑을 만나다'를 최고의 곡으로 꼽았다.
케이윌은 라디오에서 티파니의 노래를 접하고 그녀와의 듀엣을 꿈꿨다. 당시 티파니의 보이스는 팝적인 느낌이 강했다. 케이윌도 팝적 느낌이 나는 보이스를 좋아했기 때문에 티파니와의 듀엣을 회사에 제안했고, 회사에서 발빠르게 움직이면서 듀엣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케이윌은 피처링을 좋아하는걸까? 케이윌은 "특별히 피처링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하다보면 곡마다 특징적인 포인트가 있어서, 그 부분을 소화할 수 있는 가수들이 참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보니 가수들과 듀엣곡이 점점 늘어나는데, 중요한 것은 앨범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 여러 시도를 하는 것이다"고 해명했다.
케이윌의 '소녀, 사랑을 만나다''눈물이 뚝뚝' 등은 온라인 음악사이트에서 상위권에 올라와 있으며, 싱글로 발매됐던 '러브 119'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강승훈 기자 tarophine@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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