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순환매 양상 대응 갈수록 어려워..외인 변심도 변수
어느 덧 초여름 날씨가 다가왔다.
꽃샘추위에 잔뜩 웅크리고 있던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한낮에는 잠시 움직여도 땀이 날 정도로 날씨가 더워졌다.
서늘하면서도 따스한 봄날씨를 즐겨보려 봄옷을 새로 꺼냈지만, 따스하다 못해 더운 날씨 탓에 여름 옷에 밀려 좀처럼 입을 기회가 없다.
봄과 가을은 점점 짧아지고 순식간에 여름과 겨울로 변해버리는 날씨다.
주식시장도 계절과 비슷한 면이 많다.
꽁꽁 얼어붙을 듯이 춥던 주식시장이 점차 분위기가 바뀌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뜨거운 시장으로 변했다.
바뀌는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었지만 금세 뜨거워진 탓에 가까이 가기가 무서울 지경이다.
최근의 뜨거운 주식시장을 얘기할 때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순환매 양상'이다.
처음에는 IT주가 강세를 보이며 장을 이끌더니 경기회복 및 환율 안정 기대감에 금융주가 시장을 주도했다. 전날에는 건설주가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며 지수를 이끌었다.
IT주와 금융주, 건설주 등이 차례로 강세를 보이면서 시장을 이끄는 만큼 어찌보면 과열양상을 순차적으로 해소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것은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그만큼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장이 됐다는 말과도 같다.
지금은 건설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IT주가 약세로 돌아선 것처럼 이 흐름이 언제 뒤바뀔지 모르고, 또 건설주 다음에 유통주가 시장을 이끌지, 통신주가 이끌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외국인이 이같은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예측하기 어렵다.
외국인의 경우 전날 금융주와 건설주를 집중적으로 순매수에 나서며 이들 종목의 강세를 이끌었다. 특히 금융주의 경우 외국인은 KB금융의 지분 56.9%, 신한지주의 지분 50.02%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여서 외국인이 이들 종목을 좌지우지한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의 경우 미국 주식시장 및 주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지금까지 외국인이 국내증시에 우호적으로 대했던 이유 중 하나가 고공행진을 펼치던 원ㆍ달러 환율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환율이 1200원대로 크게 안정된 만큼 외국인이 국내증시에 대해 느끼는 메리트 역시 감소할 수 있는 셈이다.
날씨가 더워지고 있다.
서늘하면서도 따스한 봄 날씨에는 긴 옷과 짧은 옷을 번갈아 입으며 날씨에 대응하지만, 무더운 여름에는 짧은 옷을 입어도 더울 때가 많다.
대응하기 어려운 계절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본시장부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