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0원선 붕괴 여부 관건..시장참가자들 환율 레인지 1200원대로 하향 전망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신종인플루엔자 확산 소식과 크라이슬러 파산 등의 악재에도 투자심리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넉달만에 1300원선을 깼다. 지난 1월 이후 처음 1200원대에 진입하면서 환율은 하향 안정 가능성을 내보인 상태다.
이번주 환율은 미국 스트레스테스트 지수 발표가 연기되면서 하향 안정세에 한차례 걸림돌을 만났다. 그럼에도 환율은 안정적인 분위기를 지속하고 있다.
주말 뉴욕증시가 8200선을 회복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뉴욕 차액 결제선물환 (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현물환종가대비 2.9원 정도 높은 1380원대에서 최종호가되며 마감하는 등 외환시장은 여전히 동요하지 않는 양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당초 이달 4일로 예정됐던 스트레스테스트 지수 발표를 오는 7일로 연기했다. 그러나 19개 대형 은행 중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무난하게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다만 미국 언론들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등 일부 은행이 시급한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보도하면서 시장의 우려감을 낳고 있다.
아울러 씨티그룹은 추가로 100억달러를 추가해야 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자본 안정성에 대한 우려감은 있지만 이들 은행들은 정부가 내린 결론보다 자본상태가 나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어 한차례 회오리바람이 불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시장의 골치거리였던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오히려 파산가능성에 대한 뉴스가 부각될 수록 투자 심리는 태연한 분위기다. 그동안 파산 뉴스가 선반영되면서 환율이 출렁인 만큼 오히려 "빠른 파산 결정이 불확실성을 줄여 줄 것"이라는 시각마저 나오고 있다.
주말 GM채권단과 정부 협상 타결 여부에 따라 크라이슬러의 운명을 따를지 아니면 회생의 길을 갈지 GM의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다음달 1일까지 GM이 최종 자구안을 내놓아야 하는 만큼 채권자들이 손에 든 어느쪽 패를 내려놓을 지가 관건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그동안 속속 불거진 악재들에 내성이 커진 듯하다. 특히 지난주 신종인플루엔자 확산 소식에 의한 시장의 충격도 빠른 시일내에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스트레스테스트 지수 발표, GM파산 가능성 또한 환율의 하향 가능성에는 큰 대세 전환의 빌미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말동안 우리나라 4월 무역수지가 사상 최초로 60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시장에 안정감을 불어넣은 점도 환율 안정에 한 몫할 만한 요인이다. 다만 1·2차 건설·조선업 신용위험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29개사 중 21개사 조선 및 건설사의 워크아웃 계획이 확정될 것으로 보이면서 한차례 시장에 수급 불균형 우려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원종현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외적으로 씨티, BOA의 자본확충 문제는 이미 환율에 선반영돼 있으며 미 정부가 파산까지는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는 만큼 환율의 하락추세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신종인플루엔자 등 시장 심리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5월에는 1250원 붕괴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돌발 변수가 없는 한 1240원~1260원선에서 환율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외환시장 참가자는 "수급 상으로 보면 환율이 하락하는 쪽이 맞지만 지난해 연말 정부가 조정한 환율 종가 1250원선에 이르면 또 다시 정부가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코스피지수도 그간의 상승에 대한 속도 조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환율이 1200원대 후반의 1300원선 부근에서 레인지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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