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지분 51% 중 일부로 협상 가능성...산은도 긍정적
산업은행의 GM대우 자금 지원 방법으로 지분인수 카드가 본격 부상하고 있다.
닉 라일리 GM 아시아태평양본부(이하 아·태본부) 사장은 1일 기자회견을 갖고 "GM대우의 현재 지분구조를 바꾸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산업은행으로부터 지분협상 제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라일리 사장은 그러나 "장기적 솔루션에 도움이 된다면 의향은 있다"며 "필요시 산업은행과 다시 얘기하겠지만 언론에 알려진 조건은 아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금융권은 라일리 사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GM측이 지배권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GM대우 지분 일부를 산업은행에 매각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라일리 사장도 "산은이 이번주에 제안을 해오면서 GM대우가 미래에 구조조정된 GM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한 보장을 원했다"며 "보장이라는 것은 주식도 될 수 있고, 담보도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산은이 GM대우의 주식을 좀더 소유하는 방식에 대해 특정하게 요청된 것은 없다"면서도 "향후 몇일간 논의하게 될 것이고, 어떠한 제안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산은에게 표명하고 있다"고 말해,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현재 GM대우 지분구조는 GM인베스트먼트(48.19%)와 GM AP(2.71%) 등 GM 측이 50.36%를 가지고 있다. 일본 스즈키(11.24%), 중국 상하이차(SAIC 9.89%) 등도 주요 주주다. 산업은행은 27.9%를 보유한 2대주주이다. 따라서 GM측이 51% 수준의 지분 중 일부를 가지고 산업은행과의 협상테이블에 앉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경우 GM 입장에서는 닉라일리 사장이 언급한 것처럼 현재 지분구도는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지배권을 유지할 수 있다. 산은 입장에서도 이 지분을 확보할 경우 GM의 경영권은 보장해주면서 이전보다 주주권이 확대되면서 공동경영자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 중요한 경영상 판단이 필요할 경우 견제권도 한층 강해진다. 민유성 산업은행장도 전날 서울 명동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 참석 전 기자와 만나 "지분인수에 대해 GM측과 협의를 해볼 것"이라며 "다만 시장에 알려진 30%선의 지분 요구는 아니다"고 밝힌바 있다.
산은은 다만 지분인수를 배제한 신규자금 지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닉라일리 사장이 'GM대우를 굿컴퍼니(Good Company)로 편입해 계속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굿컴퍼니 편입은 최소 필요조건일 뿐"이라며 "구체적 사항들은 계속 협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GM본사의 향방이 가려지는 5월말까지는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며 "GM대우를 장기 계속기업으로 가져가겠다는 GM측의 명확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은은 GM대우를 주채무계열 재무구조개선약정(MOU) 체결 대상으로 잠정 분류하고, 5월말까지 관련 협의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산은은 GM대우에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재차 강조할 전망이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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