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설비투자(CAPEX)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말부터 통신사업자들에게 마케팅 경쟁에 치중하지 말고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설비투자 확대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특히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통신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하는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설비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방통위는 통신설비 투자 활성화의 하나로 와이브로(휴대인터넷)에 음성통화를 탑재할 수 있도록 식별번호(010)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와이브로와 인터넷전화 등 신규 서비스에 대한 품질평가를 공개함으로써 사업자 간 품질경쟁을 촉진해 설비투자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통신업체들은 방통위와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KT의 1분기 설비투자 규모는 120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953억원에 비해 69.5%나 급감했다.
KT와의 합병을 목전에 둔 KTF도 같은 기간 투자액이 1524억원으로 2838억원을 기록했던 1년 전보다 40% 이상 감소했다.
KT는 올해 초 KT와 KTF를 합친 통합법인의 투자 규모를 3조2000억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KT는 "1분기에 설비투자가 감소한 것은 KTF와의 합병 추진에 따라 사내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합병 시너지를 위해 양사의 투자시기와 투자처를 조정했기 때문"이라며 "연간 설비투자 규모는 원래 계획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LG텔레콤의 1분기 설비투자 규모도 368억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3% 축소됐다. 작년 4분기보다는 81% 줄었다.
반면 SK텔레콤의 1분기 투자액은 348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780억원에 비해 25% 증가했다.
SK텔레콤은 3세대(G) WCDMA와 와이브로(휴대인터넷) 분야에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통신업계는 보통 하반기에 투자를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경기활성화 등을 참작해 투자를 다소 앞당겨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진오 기자 j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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