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는 겹쳐서 온다고 합니다.
돼지인플루엔자(SI)로 전세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세계 증시도 흔들거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발 '은행 스트레스테스트(은행 재무건전성 평가)' 악재까지 겹치면서 금융주들이 약세를 보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금융당국이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본확충을 요구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금융주가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발 악재 여파로 전일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이 5% 이상 떨어졌고, KB금융은 4.32%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우리투자증권(5.10%), 대신증권(5.52%), 대우증권(5.01%), 삼성증권(-2.54%) 등 증권주도 동반 하락했습니다.
미국 지역 은행들이 예상을 상회하는 1분기 실적을 내놓은 호재도 희석되고 있고, 내달 4일로 예정된 미국 은행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 당분간 금융주 약세가 예상됩니다.
사실 국내 금융주들은 미국 은행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과 1분기 바닥 통과, 국내 증시의 강세 등에 힘입어 상승 모드였습니다. 은행주의 추세 상승은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했지만 기대감만으로 상승한 영향도 있다는 것이죠.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주에 대해 1분기 저조한 실적으로 바닥을 통과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 회복 속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또, 현재 주가의 선행성을 고려해도 은행주의 평균 PBR은 0.8배 수준이 적정해 보입니다. 현재 PBR이 0.72배로 추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므로 공격적인 매수는 자제해야할 것 같습니다.
4일 스트레스테스트 발표 우려감은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오픈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라는 통설이 있듯이 스트레스테스트의 스트레스테스트는 금융주에 장기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입니다.
결국 향후 발표될 금융주의 실적과 하반기 이후 회복을 중심으로 종목별 선정 작업이 중요할 것입니다.
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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