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영화 '김씨표류기'가 한국영화 최초로 생태경관보전지역인 밤섬 촬영에 성공한 상황에 대해 상세히 공개했다.
지난 1999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뒤, 일반인의 출입이 전면 금지돼 낯설기만 한 서울 한 복판의 무인도가 영화 '김씨표류기' 관련 영상을 통해 드러난 것.
서울 명동거리에 나가 시민들에게 '밤섬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묻는 인터뷰로 시작된 이번 영상에서는 밤섬이 서울 한복판인 여의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점, 혹은 잊고 있었다는 점을 인식케 한다.
이것이 그동안 서울시청이 꽁꽁 닫아두었던 밤섬의 빗장을 '김씨표류기'에 열어준 이유.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함께 생태복원에 힘쓰고 있는 서울시가 영화를 통해 그 존재와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어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서울시청 자연생태과 최인섭 주임의 설명에 따르면 '김씨표류기'는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밤섬 촬영에 성공했고, 영화 속 김씨, 정재영도 한국영화 최초로 밤섬에 발을 들인 배우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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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섬에서의 촬영은 그 어떤 촬영보다 특별한 에피소드를 많이 남겼다. 자연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대전제가 촬영에 가장 큰 애로사항이었지만, 스태프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었기에 제작진은 밤섬에 들어가는 스태프 수와 장비를 줄여 운용의 미를 발휘했다.
매일 아침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나룻배와 고무보트로 밤섬으로 이동, 해가 지기 전까지만 촬영이 가능했던 스태프은 밥을 먹고 화장실을 가기 위해 다시 한강 둔치로 나와야만 하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밤섬의 모래사장을 제외하고는 숲의 내부에서는 절대 촬영이 불가능했던 공간적 제약이 있었지만, 스테디캠을 적절하게 사용해 역동적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또 발전기를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수동조명과 작은 거울 여러 개를 오려 붙인 새로운 조명기구를 만들어 한 낮의 땡볕을 표현하는 등 스태프 모두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쏟아내며 최고의 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피할 수 없는 직사광선과 들쭉날쭉한 한강의 수위와 싸우며 밤섬의 생태 경관을 보전하기 위한 섭식과 점화 불가 등 모든 제약을 감내하고 만들어낸 영화 '김씨표류기'는 오는 5월 14일 개봉한다.
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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