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시장의 공매도 잔고가 줄어들 반면 이머징마켓은 지난달 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머징마켓 주가지수가 급등하며 연초 수준을 회복한 가운데 공매도잔고가 급증, 베어마켓 랠리에 종지부를 찍는 신호로 풀이된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 공매도 잔고(short interest)는 3월말에 비해 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시장에서도 잔고는 4.8% 줄어들었다. 지난달 말 나스닥지수가 1528.59에서 15일 1626.80으로 100포인트 가량 상승한 데는 공매도 청산에 따른 이른바 숏커버링이 일정 부분 기여했던 것으로 풀인된다.
뉴욕증권거래소는 매달 두 차례에 걸쳐 상반월과 하반월의 공매도 잔고를 집계한다. 공매도 잔고는 아직 청산되지 않은 공매도 포지션을 의미한다.
한편 이머징마켓에서는 공매도 잔고가 급증했다. 23개 신흥국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MSCI이머징마켓지수 관련 공매도 잔고는 지난달 51% 급증했다. 이는 최근 2년래 가장 큰 폭의 증가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아이셰어 펀드의 전체 유통주식 가운데 공매도 잔고는 9610만주로 11%에 달했다.
ING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에릭 몬래드는 "공매도 잔고가 늘어난 것은 이머징마켓의 주가 상승이 정점에 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MSCI이머징마켓지수는 2월 최저치 대비 35% 급등했다"며 "이는 추세적인 상승이 아닌 베어마켓 랠리이며, 상승폭은 적정 수준을 넘어섰다"며 "공매도 잔고 추이로 볼 때 앞으로 몇 주 동안 주가가 10% 내외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1분기 기업이 급감하자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희석된 것이 주가발목을 잡는 원인으로 꼽힌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이머징마켓의 기업 이익은 올해 26% 감소할 전망이다. 아시아 이머징마켓에서는 대만 기업의 이익 감소율이 29%로 가장 높을 전망이다. 또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브라질의 기업 이익이 37% 감소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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