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후끈 달아오른 국내증시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우리주식에 대한 사랑은 이미 초여름을 연상케할 정도다.
지난달 중순 이후 한달사이 3조 2800억여원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외국인의 바이코리아 행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비중확대를 권고하는 외국계 증권사의 리포트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비싸다는 눈초리를 보냈던 아시아지역 기관투자가와 외국계증권사들이 우리 주식에 대한 '비중확대'를 권유하고 있어 외국인의 추가 매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6일까지 한달간 외국인이 순수하고 사들인 국내주식은 코스피시장에서만 3조 2803억원. 개인과 기관투자가가 각각 1조2523억원, 2조1323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코스피지수가 1300선을 돌파한 지난 10일 이후에도 외국인은 1조3078억원 순매수를 기록, 우리 주식으로 빈 바구니를 채워가고 있다.
무엇보다 이머징 마켓의 수출 증가 전망이 이어지며 국내 시장에 대한 이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비싸졌다며 비중축소 의견을 내놨던 외국계증권사들은 비중확대로 시각을 돌리기 시작했다.
JP모건 홍콩의 아시아ㆍ이머징마켓 수석전략가인 아드리안 모와트는 이날자 투자보고서에서 "이머징마켓 국가를 위한 의미있는 순풍이 불고 있다"면서 "특히 한국과 대만, 멕시코, 중국, 태국에 대한 '비중확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크레디트스위스(CS)와 BNP파리바 증권도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각각 1500, 1450선으로 올려잡았다.
모건스탠리 역시 한국 주식에 대해 시중에 돈이 많아 펀드 상황이 좋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아시아기관(펀드매니저)들도 우리 증시에 러브콜을 잇따라 보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메릴린치가 전 세계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시행한 4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15% 이상이 우리 시장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피력했다. 이는 중국 다음으로 높은 수치. 수출국가인 우리 시장의 매력이 발산될 것이라는 평가로 풀이된다.
국내에서 영업중인 대형 외국계증권사 관계자는 "수출국가로서 우리 경제가 전세계 거시경제지표로 지목되고 있고, 최근 잘 나가는 한국증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유지되고 있다"며 "대표적인 수출주인 자동차, 철강, 조선, 화학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투자가의 매수세 행렬이 좀 더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매수 지속에 대한 국내 증시전문가들의 시각도 밝은 편. 성진경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는 주요국 가운데 경기회복이 가장 빠르고 외국인 비중이 과도하게 축소된 상태라 장기적으로 외국인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외국인이 선호한 종목 가운데 작년말 이후 지분율이 감소했다가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는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