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ㆍ4분기 지표를 보면 회복신호가 보인다. 중국 경제가 경기부양책 영향에 힘입어 기대보다 더 호전될 것."(원자바오 중국 총리)
"중국내 소비가 호전되고 있는 것은 맞다. 다만 확실한 소비회복 여부는 5월에 가서확인할 수 있을 것."(박근희 중국 삼성 사장)
"최근 중국 수출이 선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정부의 각종 지원에 따른 인위적인 현상일 뿐."(장얀셍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외경제연구소장)
중국 경제의 경기바닥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회복 여부와 시기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맞서고 있다. 정부관료ㆍ학자ㆍ기업가들간 견해는 서로 엇갈리지만 대체로 2분기 특히 소비의 경우 5월에 가면 경기회복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고 있다.
◆경기 호전 대세...5월까지 지켜봐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최고위 관료답게 정부 정책의 효과에 힘입어 경기가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이다. 그는 더 나아가 추가 경기부양책은 필요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원 총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태국 파타야에서 "내수 및 고정자산 투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수출입도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들이 느끼는 경기체감지수가 호전되고 있고 주식 및 부동산 시장 등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그만큼 경기회복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론자들의 시각이 원 총리 같지만은 않다. 박근희 중국 삼성 사장은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만 5월 연휴 특수를 보고 확실한 판단이 설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박 사장은 "중국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맞는 것 같은데 아직 확실하게 못 느끼고 있다. 5월 노동절 연휴 특수때 제품 판매 추이를 지켜보면 경기회복에 대한 판단이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 10일 차세대 LED TV를 중국에 내놓고 최상층 수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아캉(賈康) 중국 재정부 재정과학연구소장 역시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만약 경기 회복이 더뎌 추가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면 당장이 아니라 2분기 지표까지 파악한 뒤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지원에 따른 '반짝 효과'= 원 총리의 입장을 뒷받침하듯 1분기 각종 경제지표는 호전기미가 뚜렷하다.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1분기 경제성장률은 6.5% 안팎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경기가 바닥을 치고 2분기부터 호전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 판매도 호조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도 기준치를 넘어섰다. 주식 및 주택시장이 옛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하지만 수치 그대로 받아들이면 곤란할 듯 싶다. 자동차 판매는 정부의 판매지원책에 따른 반짝 특수일 가능성이 높고 주택 수요 역시 비수기가 끝나며 일시적인 반등세를 보이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PMI는 민간과 정부의 발표가 달라 혼란스럽다. 민간기관인 CLSA 발표에 따르면 PMI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 역시 중국 투자자 특유의 공격적인 성향과 지난해 극도의 부진에 따른 심리적인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결론적으로 자발적인 수요에서 나온 경기회복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분기 신규대출이 벌써 올해 목표인 5조위안에 육박한 것도 정책의 결과이지 효과로 헷갈려서는 곤란하다. 장샤오징(張曉晶)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위원은 "경기가 급강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도이체방크의 마쥔(馬駿) 이코노미스트도 3분기에 다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수출 2분기 살아날지 관심= 중국 경기회복을 지연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수출 부진이다. 원자바오 총리도 수출 타격으로 기업 순익 감소와 실업 증가를 우려할 정도다.
3월까지 수출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일부에서는 수출 감소폭이 줄고 있다며 반기고 있지만 냉정한 평가가 대세다. 장얀셍(張燕生) 중국 발개위 소장은 "3월 수출이 비록 선전했지만 이는 대외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정부 차원의 지원책에 따른 선전"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중국은 수출세 환급을 3800개 품목에 걸쳐 대폭 올려 실시함으로써 수출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6번째 수출세 환급 조치다. 외부수요의 급감에다 위안화 강세,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소 수출기업들의 자금난 등까지 겹치면서 중국의 수출 전망은 더욱 어둡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부양책이 본격 시행되고 보호무역주의가 완화되면서 2분기부터 수입에 대한 수요가 살아날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 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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