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철강 생산량을 4억6000만톤으로 억제하는 등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본격착수한다.
지난 1~2월 생산량을 토대로 할 경우 올해 중국 철강생산량은 5억톤에 달할 전망이었다. 이는 곧 정부가 직접 나서 감산을 통한 생산량 통제를 실시하겠다는 의미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3일 올해 철강 목표생산량 공개와 함께 내년 생산량도 5억톤 정도로 통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3년내로 생산량을 현재보다 1억톤 가량 줄일 방침이다.
중국은 최근 철강산업의 구조조정 세부안을 발표하며 5대 업체의 시장점유율 비중을 현재의 28.5%에서 45% 이상으로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바오산(寶山)ㆍ안번(鞍本)ㆍ우한(武漢) 등 3개 국유업체의 연간 생산량을 각 5000만톤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즉 업체간 난립에 따른 과당경쟁과 과잉생산을 막는 대신 구조조정을 통해 주요 업체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정부가 철강업계의 감산을 추진하는 이유는 수출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와 생산량 급증에 따른 철강가격 급락 때문이다.
23개 주요 철강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 이달 생산량은 지난달에 비해 8%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산상화(單尙華) 중국철강협회장은 "철강가격이 15년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며 "최근 생산량 증대가 판매 부진의 악재를 견디지 못한 채 수익 증대로 이어지는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4ㆍ4분기들어 급락하기 시작한 중국내 철강가격은 2월 이후 14% 더 떨어졌다. 종합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중순 101.49를 기록했다가 가격상승 기대감에 따라 올해 2월 109.26으로 회복됐으나 3월들어 다시 101.14로 급락했다.
올해 중국의 철강수출 전망은 암울하다. 협회 전망에 따르면 올해 철강 수출은 기존 전망보다 훨씬 부진한 80%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재고는 늘고 있다. 협회가 실시한 20개 주요 도시 조사에 따르면 2월말 현재 철강재고는 670만톤으로 한달새 184만톤(38%)이나 늘어났다.
23일 발표된 지난해 철강업체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바이(八壹)철강은 지난해 순익 1억위안을 약간 넘겼으나 전년에 비해 74% 줄었다. 특히 지난해 3ㆍ4분기까지 5억위안이 넘는 순익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4분기들어 실적이 급격히 부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즈터강(大冶特鋼)ㆍ신싱주관(新興鑄管) 등도 4분기 실적 악화로 지난해 순익이 각각 38%ㆍ14% 하락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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