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일기자
수중폭발 시 충격파가 배에 전달되는 시뮬레이션 모습. 색이 붉을수록 충격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 군함은 설계단계에서부터 예상되는 위협시나리오를 두고 배의 약한 부위와 장비가 견뎌야 할 충격하중을 예측해 설계에 반영, 보강대책을 세운다. 미국 해군의 경우 새 함정을 만들 때 한번에 400억∼500억원이 드는 ‘해상 실선 충격시험’을 반드시 네 차례 거치도록 해 기준을 통과한 배만 인도한다. 하지만 정 박사팀이 개발한 시뮬레이션기술은 해상 실선 충격시험 없이도 수중폭발 때 배의 어느 부분에 얼만큼의 충격파가 전해질지를 거의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막대한 비용과 환경파괴를 피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해군이 최근 전력화한 스텔스구축함 ‘윤영하함’을 비롯해 국내 최초의 이지스함 ‘세종대왕함’, 수송함 ‘독도함’ 등에 적용됐다. 또 설계중인 ‘장보고3함’과 ‘차기상륙함’ 등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정정훈 박사는 “이 시뮬레이션기술은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막대한 인력과 비용, 시간이 필요한 실선 충격시험을 대신해 해군 함정의 최첨단장비 및 무기시스템의 국산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형일 기자 gogonhi@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