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대 개막...올 9500억위안규모·일자리 900만개 창출
중국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5일(현지시간)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서 업무보고를 통해 중앙정부의 재정적자가 7500억위안(약 150조원), 전체 재정적자가 9500억위안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치는 8%,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목표치는 4%로 확정, 발표했다.
이날 관심을 모았던 추가 경기부양책 규모는 발표되지 않았다.
원 총리는 이날 오전 9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전인대 대표 2985명 등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1기 전인대 2차회의 개막식에서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처하고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8%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지출을 대폭 늘리겠다"고 말했다.
1년 전 전인대에서 과열성장 억제 차원에서 경제성장률을 8%로, 물가상승률을 4.8%로 억제하겠다던 모습과는 영 딴판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중국의 수출이 급감해 8% 경제성장률 달성이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일부터 진행 중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에서도 내수 진작을 위해 소비쿠폰 발행, 연휴 연장 같은 제안이 나온 바 있다.
원 총리는 이날 최근 사회불안의 최대 요인으로 등장한 실업사태와 관련해 올해 도시에서 900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도시 실업률을 4.6%로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실업대책에 420억위안을 투입할 계획이다.
원 총리는 "실업난을 타개하기 위해 대졸자와 농민공의 취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인대는 원 총리가 발표한 추가 경기부양책, 올해 중국 정부가 투입하기로 결정한 7000억위안 규모의 예산안, 당초 발표했던 4조위안 규모의 경기부양 예산안 가운데 중앙정부 몫인 1조1800억위안의 용도를 심의할 예정이다.
원 총리는 업무보고에서 "올해 중국 중앙정부의 재정적자가 7500억위안, 전체 재정적자가 9500억위안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광의통화 증가율 목표를 17%로 잡고 신규 대출을 5조위안 이상 늘릴 계획이다.
또한 원 총리는 "중국의 경제발전 방식을 전환하기 위해 10대 산업진흥책을 착실히 시행하고 기업의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강력한 조치를 마련하고 중소기업 발전자금을 39억위안에서 96억위안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인대에서는 각종 경기부양책과 산업진흥계획의 타당성 여부, 구체적인 추진 방향, 재정 사용에 대한 감독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ㆍ물가ㆍ실업 등 거시경제의 안정대책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미국채 투자 비중이 높은 2조달러의 외환보유고 활용 방안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가 톈안먼(天安門) 사태 20주년, 티베트 봉기 50주년인만큼 사회불안 요인 제거도 주요 이슈로 꼽힌다.
이밖에 중국인들의 최대 관심사인 ▲부정부패 척결 ▲3농(農) 문제 해결, 최근 국가적 관심사로 떠오른 ▲식품안전 ▲사회보장 ▲의료보험 ▲주택문제도 거론될 전망이다.
전인대는 회기를 9일로 단축해 오는 13일 오전 폐막한다. 이는 최근의 경제 분위기를 감안한 조치로 지난해보다 닷새 줄인 것이다.
개막 전날인 4일 전인대는 올해 중국의 국방예산 규모를 4806억8600만위안(약 110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4.9% 증액했다고 발표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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