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아이들이 가장 많이 앓는 병은

나이별·성별 질환 크게 달라…초-수막염, 중-골절, 남고-기흉, 여고-급성 충수염
을지대학병원, 지난해 입원치료 받은 2300여명 대상 조사 결과 발표

성장기의 우리나라 어린이 및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앓고 있는 병은 무엇일까? 대전시 서구 둔산2동 을지대학병원이 한 해 동안 입원치료 받은 초·중·고교생들 질환을 분석한 결과 나이와 성별에 따라 발생 질환이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을지대학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 병원에서 입원치료 받은 2300여 초·중·고교생 진료기록을 분석한 결과가 이를 잘 설명해준다. 초등학생은 남녀 모두에서 수막염이 으뜸이었고 남중생은 코뼈골절, 여중생은 편도염, 남고생은 기흉, 여고생은 급성 충수염이 가장 많았다. 초등학생(만 7∼12세)의 경우 1100여 입원환자 가운데 4명 중 1명꼴인 288명(여자 120명, 남자 168명)이 수막염으로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이어 84명(여 39명, 남 45명)이 편도염으로 치료 받았다. 남녀어린이 모두에서 수막염이 많았던 것은 지난해 일찍 찾아온 따뜻한 날씨로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 수막염바이러스가 크게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막염은 바이러스가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뇌수막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켜 발열과 구토, 두통, 복통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중학생(만 13∼15세)의 경우 664명 입원환자 중 남중생은 코뼈골절(27명), 여중생은 편도염(13명)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남중생은 수막염(20명), 여중생은 위장염 및 대장염(8명) 순이었다. 남중생에게서 코뼈골절이 많았던 것은 왕성한 활동성으로 축구, 농구 등 운동을 하다 다치는 스포츠외상이 많이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등학생(만 16∼18세)은 전체 입원환자 400여 명 중 기흉으로 입원한 사람이 약 23%(90명)로 가장 많았고 남중생처럼 코뼈골절(24명)이 뒤를 이었다. 반면 여고생은 급성 충수염(12명), 편도염(11명)순이었다. 기흉은 폐를 둘러싸고 있는 두 겹의 얇은 막인 흉막 사이에 들어간 공기가 폐를 눌러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남고생에서 특히 많이 생기는 것은 이 때 키, 몸무게 등 체형이 급격히 커지는데 비해 폐의 성장이 그만큼 뒤따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박호진 을지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나이와 성별에 따라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질환이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몸의 발달상황과 나이 등을 고려해 건강관리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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