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동성의 전방위적 축소가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견고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 등 글로벌시장과 달리 선전하고 있는 한국증시 체력이 3월엔 따로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무조건적인 '긍정의 힘'에 기대기보다 악재를 정확히 분석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2일 "3월을 맞이하며 변동성은 커지고, 주가의 위치는 박스권 상향 돌파가 아닌 1050포인트를 위협하고 있다"며 "경기는 나빠도 주가는 오를 수 있다는 반등논리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좀더 줄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금과 유가의 상반된 움직임이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윤 팀장은 "유가는 배럴당 4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반면 금 가격은 안전자산 선호로 작년 저점 대비 37% 상승해 온스당 1000달러를 육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의 불안감 증폭으로 변동성이 팽창될 것으로 우려하며, 악재의 선반영 논리만으로 3월의 큰 고비를 넘기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증시에 앞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는 등 외환시장이 고비를 맞이하는 한편 글로벌 금융기관의 해외자산 축소로 시장이 위축돼 가는 상황이다.
윤 팀장은 "해외자산 축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한국 등 이머징 시장으로부터의 자금 회수가 우려된다"며 "정부의 통제권하에 들어가는 미국 금융기관을 또 다른 위험으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이렇듯 글로벌 증시의 총체적 위기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증시는 상대적으로 고평가돼 있으며 리스크 요인을 더욱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윤 팀장은 조언했다.
그럼에도 불구, 국내 투자자들의 무조건적인 긍정은 계속되고 있다.
그는 최근 투자들이 희망을 가지고 있는 요소로 ▲ ISM제조업지수의 반등, ▲원화약세로 인한 수출 경쟁력 회복, ▲중국의 내수 성장 수혜,▲ 외국인의 선물 매도 포지션 청산, ▲주가 하방경직성에 대한 믿음, ▲그린 버블, ▲주가하락으로 인한 밸루에이션 매력 발생 등 7가지를 꼽았다.
그러나 윤 팀장은 이들이 오히려 부정 요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ISM제조업 지수가 상승해도 주가는 하락할 수 있으며, 수출 성장에도 불구 수입과 수출 증가율의 동시에 회복될 때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중국 발 훈풍에 기댄 코스피 상승을 기대하기엔 보호무역 성향 강화로 금융위기 해소가 더 지체될 것으로 윤팀장은 내다봤다.
아울러 현재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선물 매도는 지수 하락을 대비한 포석으로 볼 수 있으며, 주가 하방경직선 믿음에도 불구 추가 하락 가능성이 오히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윤 팀장은 녹색성장 산업이 펀더멘탈 변화로 이어지기엔 보다 시간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지금은 주가 급락에도 밸루에이션 측면에서 싸게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를 전했다.
윤 팀장은 "인생에 있어서 '희망'은 버리지 말아야 할 덕목이지만, 주식시장에서 '헛된 희망'은 피해야 할 적"이라며 "주식을 매수한다면 4월이 3월보다 좋아 보인다"고 당부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