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홈페이지에 서울대 경제학과 학생 서찬교 성북구청장 칭찬 글 실어 화제
'한 마디 말이 백냥 빚을 갚는다'는 옛 말이 지금도 틀리지 않은 듯하다.
한 마디 칭찬과 격려의 말은 상대방에게 힘과 격려가 돼 더 큰 일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은 주민들과 맞닿아 있는 자치행정에도 예외는 아니다.
성북구 월곡1동에 거주하는 한 대학생이 성북구청 홈페이지(www.) ‘칭찬합시다’란에 올린 편지 한 통이 구청 내 잔잔한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에 다니는 학생이 성북구청장을 칭찬하는 글을 올렸다.
월곡1동 밤나무골시장 안에 살고 있는 이 학생은 지난 23일 올린 ‘구청장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새벽 등교 때 악취를 피해 뛰어가던 고3 수험생 시절을 회상하면서 최근 시장 내 하수관 개량 공사로 냄새가 깨끗이 사라진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자신 뿐 아니라 시장 상인들도 크게 만족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구청의 배려가 큰 꿈을 가지고 공부하는 자신에게 감동으로 다가온다"며 편리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여러 손길이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고 앞으로 학업에 더 정진하겠다는 다짐도 빼놓지 않았다.
시장 점포 뒤 딸린 집에서 쭉 자라왔고 지금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이 학생은 "시장 안에서 살다보니 불편한 점도 간혹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것을 보면서 자라왔고 이것이 자신의 학업이나 인격 형성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밝혀 읽는 이로 하여금 잔잔한 감동마저 느끼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찬교 성북구청장은 답장 편지에서 "구정을 맡아 운영하는 책임자로서 큰 보람을 느꼈고 공사를 맡은 부서는 물론 구청의 모든 공무원들에게 격려와 힘이 됐다"고 밝혔다.
서찬교 성북구청장의 답글
26일 올려진 이 답글에서 서 구청장은 "고3 수험생 시절 공부할 여건이 100% 만족스럽지만은 않았을 것이라 짐작이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놓인 환경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는 자세는 이 시대 많은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며 치하했다.
또 "흔히들 ‘공부해서 남 주나’라고 하지만 오히려 공부해서 남 주는 사람이 돼 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이 칭찬편지는 사실 경제난 속에서 소외되고 어려운 곳을 찾고자 1월 중순 20개 동을 돌며 진행된 ‘주민 삶의 현장 방문’에서 비롯됐다.
서찬교 성북구청장이 밤나무골시장을 방문하고 직원들에게 뭔가 지시하고 있다.
지난 1월 16일 월곡1동 ‘주민 삶의 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밤나무골시장(하월곡동 76-1)을 찾은 서찬교 구청장에게 상인들이 주변여건상 정비가 어려운 하수관을 고쳐달라고 요청한 것.
이에 성북구는 지난달 18일 공사에 들어가 27일 밤나무골 시장 하수관 개량 공사를 마쳤다.
서 구청장은 "한 학생의 칭찬편지가 45년 넘는 공직생활에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선사해 주었으며 다시 한 번 주민들의 마음을 읽는 구청장이 돼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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