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UBS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가 만기연장에 찬성해 1조원 규모의 양재동PF사업이 위기를 면하게 됐다.
19일 오전 10시부터 공군회관에서 열린 '하나UBS클래스원부동산펀드' 수익자총회는 의결권 좌수 89%가 모여 정족수를 넘겨 정상적으로 개최됐다.
이중 75%의 찬성을 얻어내면서 펀드 투자자의 3분의 2가 참석, 과반수 이상이 찬성을 해 '하나UBS클래스원부동산펀드'는 1년간 만기가 연장된다.
만일 이 펀드가 만기연장을 거부할 경우 개발사업은 좌초되고, 지급보증을 선 건설사들은 부도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었지만 펀드의 만기 연장으로 큰 위기를 빗겨가게 됐다.
또, 시행사인 파이시티와 파이랜드는 지난 12일 우리은행, 농협 등 8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대주단과 만기 도래 대출채권 5000억원 대한 상환기간을 1년간 연장키로 합의한 상태다.
이 프로젝트는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용지를 복합유통센터(대지면적 9만6천17㎡, 지하6층 지상34층)로 개발하는 사업으로 총 투자규모가 89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우리은행 등 대주단은 이 중 5000억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하나UBS자산운용의 펀드는 39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양재동 복합유통센터 개발사업의 전체 대출규모는 8900억원. 이중 하나UBS클래스원부동산펀드 등 6400억원은 지난해 12월16일 만기였다. 당시 부동산시장 악화로 시행사(파이랜드, 파이시티)가 돈을 갚지 못하게 되자 채권단은 만기를 2월16일까지 연장했다.
이후 지난 14일 하나UBS자산운용의 펀드 만기 시점이 돌아왔지만 대출 상환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또다시 2차 만기 연장에 돌입하게 된 것.
이번 수익자총회에서 우리은행 측은 "이번 만기 연장으로 5월 서울시로부터 인허가를 따내고 6월 착공에 들어가 8월 리파이낸싱에 성공해 1년 후 상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하나UBS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 14일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원금 상환을 하려고 노력했었다"며 "부지 매각 인수자와 건실한 시공사를 찾아 리파이낸싱에 성공, 만기 상환을 위해 노력했지만 부지 매입자가 실종되고 부동산 시장의 악화로 리스크를 감당할만한 시공사를 찾기 어려원 만기를 연장하게 돼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1년 만기가 연장됐다 해도 1년후 원금 상환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중요한 건축 인허가를 서울시로부터 받지 못하고 있고 올해에도 경제 위기와 더불어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어 리파이낸싱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수익자총회에 참석한 한 개인 투자자는 "1년 반만 지나면 만기가 도래해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에 투자했는데 1년이나 더 기다려야 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며 "하지만 1년 후에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법이 없으니 개인 투자자들을 위해서라도 일부 상환을 해주는 구제 방안도 모색해야 하지 않냐"고 토로했다.
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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