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각 기업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등기이사 보수한도도 대폭 삭감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일기획은 다음달 13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110억원이었던 이사보수 한도를 80억원으로 축소키로 했다. 이사보수 한도 축소에도 불구하고 이사수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2명으로 지난해와 같다.
관계자는 "지난해 회사 실적은 좋았지만 현재 경기 상황이 나쁘다 보니 이사들이 자진해서 보수한도액을 줄이자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지난해 실제 집행된 이사보수 금액이 총 한도액의 43%정도였다는 점도 이사 보수 한도액을 축소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일기획이 지난해 집행한 이사보수는 총 48억1300만원이었다. 이 중 사외이사 1인당 지급된 금액은 5520만원이었다.
도 다음달 5일 주총에서 지난해 7억원이었던 이사보수한도액을 올해 6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다만 이 회사는 감사의 보수 한도액은 2억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게 책정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청보산업과 삼양중기 역시 올해 이사 보수한도를 4억5000만원, 3억원으로 각각 지난해보다 5000만원, 1억원씩 줄였다. 이들 상장사의 등기이사수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1명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등기이사 수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이사보수 한도액을 동결한 상장사도 많다.
는 올해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각각 1명씩 추가해 총 7명으로 확대했지만 이사보수 한도액은 100억원으로 지난해와 같은 금액을 책정했다.
역시 올해 사외이사 수를 1명 더 추가해 등기이사 수를 총 10명으로 늘렸지만 이사보수 한도액은 150억원을 유지했다.
그러나 SK그룹 계열사인 과 은 등기이사 수 축소에도 불구하고 이사보수 한도액은 예년과 동일하게 결정해 대조를 보였다.
또 삼성전자 LG데이콤 등도 이사보수 한도액을 올해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이사 보수 최고한도액이 지난해보다 200억원 늘린 550억원으로 결정했다. 이건희 삼성 전 회장 등 삼성전자의 사내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5명에 대한 퇴직금이 포함됐기 때문이라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도 지난해 24억원이었던 이사보수 한도액을 30억원으로 25% 확대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이 '글로벌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연봉 자진반납과 복리후생비용 절감 등 비상경영에 돌입하면서 이사 보수한도를 보수적으로 책정하고 있다"며 "어려운 경영환경을 감안해 등기 이사수를 줄인 곳도 많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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