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우, '핸드폰' 찌질남 캐릭터를 택한 이유(인터뷰)

[아시아경제신문 고재완 기자]IT강국인 대한민국은 4500만 이동통신 가입자를 보유하고 한해에 150만건의 핸드폰 분실 사고가 일어난다. 누구나 한번쯤 핸드폰 분실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말이다. 이 핸드폰 분실을 소재로 다룬 영화가 등장했다. 영화 '핸드폰'(감독 김한민ㆍ제작 씨네토리)이 바로 그 작품. ◆박용우, 정이규에 대한 연민 하지만 이 작품에서 주제는 단순히 통신수단인 핸드폰이 아니다. 특히 박용우가 맡은 정이규의 입장에서 보면 핸드폰보다는 세상사는 사람들의 가식을 말하고 있다. "정이규는 한마디로 감정노동자라고 할 수 있어요.무슨 일이 있어도 무조건 '예스'를 외쳐야 하는 직업이죠. 자신의 생각을 절대 이야기 하지 못해요. 그런데 비정상적인 사회에서 그것에 대한 일탈을 비정상적이라고 하니 그 스트레스를 다른 곳에서 풀수 밖에 없죠. 그런데 그 방법이 잘못됐어요." 정이규 캐릭터 속에는 박용우의 평소 철학도 묻어나 있다. "우리는 수많은 오해 속에 살고 있잖아요. 아무리 진심으로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어도 받는 사람은 가식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점점 남의 이야기를 듣기 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만 하기 바쁘죠." 영화 속 정이규는 그런 부분을 엉뚱한 방향으로 표출시키고 마는 것이다. "핸드폰을 잃어버린 오승민(엄태웅 분)에게 늘 그렇게 말하죠. '원하는 것은 없어요. 그저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할 뿐.'" 하지만 오승민은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며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는다.
◆정이규, 박용우로 살아나다 박용우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조금 특이하다. "분량 같은 것은 잘 안봐요. 내가 이 캐릭터에 연민이 가지 않으면 연기를 하기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핸드폰'속 정이규도 선뜻 "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단 정이규 역을 맡기로 결정한 후부터 결정한 것이 있다. '절대 폼나게 하지 말자'라는 것이다. "'폼 재면 안 된다. 정이규는 절대 찌질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시나리오 상에는 정이규가 멋져보이려고 하는 장면도 조금 있어요. 하지만 감독님과 상의를 했죠. 정이규가 찌질하지 않으면 관객들이 이 인물에 몰입할 수가 없어요." 그 다음 생각한 것이 정이규의 목소리다. 정이규가 김정연(박솔미 분)과 첫 통화를 할때 그의 목소리를 소름이 돋을 만큼 공포스럽다. 지극히 정상인처럼 말하는데 그 목소리가 들을 때 공포스럽고 잔인하게 들리는 것. "정이규는 타인의 말을 들을줄만 알지 말하기는 서투르거든요. 순진하고 어눌한 느낌을 살려서 말했는데 그게 상황과 대입되니까 아이러니하게 공포스럽더라고요." 이런 이유들로 인해 '핸드폰'속에서는 박용우표 연기의 결정판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항상 본인의 연기가 아쉽다. "수십 차례 시나리오를 읽고 촬영장에서도 생각을 하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아요. 그래서 촬영장에서는 제 생각은 접으려고 하죠. 이번 영화는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해요. 이제 관객들의 평가를 받아들이는 일만 남은거죠."
<center></center> 고재완 기자 star@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영상 윤태희 인턴기자 th20022@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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