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14일 이석채 신임 사장의 취임에 맞춰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KT는 우선 기존 조직을 `1센터 5부문 13실 13본부 3소 1원 3TFT'로 바꿨다. 기존의 상품별 조직을 홈고객부문(노태석 전 KTH사장), 기업고객부문(이상훈 부사장) 등 고객군을 중심으로 전환하고, 지역본부를 18개 지역으로 세분화했다. 서비스 개발과 육성을 전담할 SD부문(최두환 부사장)과 네트워크부문(김성만 전무)도 신설했다.
KT는 조직개편과 함께 당면한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전면적인 쇄신인사도 단행했다. 특히 이번 인사의 특징은 ‘신구’ 조화로 압축된다. 영업 현장에는 경험이 많은 인물들을 전진 배치했고, 전략팀에는 40대의 신진세력들이 대거 포진했다.
◆ 전략팀은 패기, 영업팀은 관록
KT는 이번 조직 개편에서 CC(코퍼레이트센터)와 GSS(그룹쉐어드센터)를 신설하고 각각 표현명 전무와 서유열 전무를 수장으로 앉혔다. 두 사람은 이석채 사장이 사장 후보 시절 이끌었던 '경영디자인 태스크포스'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았던 측근이다. CC와 GSS는 이석채 사장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그룹 전반적인 전략 수립과 인사 등 막강한 역할을 맡게 된다.
홈고객부문장과 기업고객부문장은 'KT 맏형격'인 이상훈 부사장과 노태석 KTH 사장이 중용됐다. 사실 이 부사장과 노 사장은 이번 KT 사장 공모에 응해 은퇴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지만, 영업현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록과 경험이 풍부한 두 사람에게 맡겼다는 후문이다.
또한 서비스 기획 및 신규 사업을 개발하는 SD(서비스 디자인) 부문은 남중수 전 사장시절 영입된 최두환 부사장이, 통합된 네트워크 부문장에는 김성만 전무가 각각 기용됐다.
◆ KTF 합병시 대폭 물갈이 예상
향후 KT의 최대 숙제인 KTF와의 합병 실무를 전담하는 그룹전략 CFT에는 서정수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 조직은 한시 조직이라는 점에서 합병 이후 서 부사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핵심 사업인 IPTV를 총괄하는 미디어본부는 SK텔레콤과 MB캠프 출신의 서종렬씨가 외부에서 영입됐다.
KTF 임원들을 핵심 분야에 포진시킴으로써 합병을 대비한 인사 전략도 눈에 띈다. 김연학 KTF 전무가 합류한 것 외에도 이경수 KTF 전무(마케팅제휴실)가 와이브로사업을 맡게 됐다.
이번 조직개편은 기존 임원들이 상당수 자리를 지킴으로써 '조직 추스르기' 차원에서 이뤄진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의 한 관계자는 "대폭적인 물갈이를 통한 변화보다는 조직의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라는 점에서 이석채 사장의 의중이 드러난 대목"이라며 "하지만 KTF와의 합병이 이뤄지면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KTF 합병시 이뤄질 인사를 통해 이석채 사장의 조직 장악이 실질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빠진 임원들은 기업영업단 등 마케팅현장과 자회사에 배치될 계획이며, 임원 승진은 새로운 경영체제가 안정화될 때까지 보류할 예정이다.
◆현장경영 대폭 강화될 듯
이석채 KT 신임 사장은 14일 KT의 미래상을 'All New KT'라고 강조하면서 주인의식 혁신 효율 등 3대 원칙을 제시했다. 이 사장은 "KT가 일하는 방식은 물론 스태프 위주, 통제 위주의 조직을 현장과 자율 위주의 조직으로 바꾸고 신상필벌의 원칙을 굳건히 세우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사장은 IT기업답게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 어떤 아이디어에 대해 위키피디아처럼 누군가 이를 보완ㆍ수정해서 결실을 맺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국에 있는 직원들이 한 장소에 모일 필요 없이 IT네트워크를 통해 협의를 끝낼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조직개편은 자의든 타의든 모든 의견을 모아서 완성했으며 상당한 이동이 있을 것"이라며 "본부직원 3000명을 현장으로 보내는 등 위에서 통제하고 명령하는 숫자는 줄이고 일선에서 일하는 인력을 늘릴 것"이라고 밝혀 현장 경영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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