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 당국 "사고 장소에 사람 너무 많아 질식으로 사망했다"
일부 유족들은 조사 결과에 반발
사망자들 시신에서 메탄올 검출됐다는 보도도
[아시아경제 김주리 기자] 지난 6월 말 발생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집단 사망 사건'의 원인이 질식이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유족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보건 관계자들은 당시 사건 장소였던 술집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유족들은 이를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남아공 이스턴케이프주 보건부 관리들은 사고 유족들에게 사인을 이같이 통보했고 유족들은 깊은 실망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남아공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이 사건은 지난 6월에 발생했다. 당시 새벽 남아공의 항구도시 이스트런던 외곽의 한 술집에서 10대 청소년 21명이 단체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당시 사망자들은 모두 탁자와 소파, 바닥에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초기 사망자들의 몸에서 공업용 독성 알코올인 메탄올이 검출됐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사건 발생 두 달 만에 나온 조사 결과는 '질식'으로, 당시 술집에 사람들이 너무 많았던 것이 사고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 현지 보건 당국의 설명이다.
당국은 이 조사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피해자들이 왜 집단으로 질식사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보건부 대변인 시얀다 마나나는 보건부 관리들이 피해자 유족을 개별 면담해 독극물 조사 보고서를 읽어줬으나, 보고서는 넘겨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전달할 권한이 우리에게는 없다"는 것이 이유다.
현지 경찰 대변인 템빈코시 키나나 준장은 자신들이 해당 보고서를 넘겨받았다며, 담당 형사들이 검사들과 협조해 이 사건에 범죄가 개입됐는지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건 발생 직후 술집 주인과 직원 2명은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매한 혐의로 체포됐다. 해당 술집은 사건 이후 폐쇄됐다.
김주리 기자 rainb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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