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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불량코인의 늪]“고소 취하해야 원금 주겠다” 코인 인질된 사기피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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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코인 피해자 316명 리포트-<1>]코인 인질된 사기피해자들
61% “고소안해”…회유·협박 당해
울며겨자먹기 ‘원금 일부 출금’ 합의
배당금 계속 나와 범죄 인지 못하기도
사기거래소 의존해 정보 얻어 악순환

단독[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공병선 기자] #"고소해서 구속되면 돈은 누가 줍니까. □□□·○○○·△△△씨… 원금 20% 출금해드렸으니 사기 피해자 톡방 가서 계좌 인증해주세요. 캡처 보내주시면 나머지 원금도 바로 보냅니다."


지난해 9월 이른바 ‘폰지사기’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상자산 거래소 티어원 투자자 A씨(41세). ‘모집책’들이 출금금지를 풀어주겠다며 형사 고소 취하를 회유해 고민에 빠졌다. 한푼도 아쉬운 사기 피해자들이 ‘출금을 해주겠다’는 말에 넘어가서다. 집단소송을 진행하려고 모였던 단톡방에는 벌써 열댓명 남짓의 이탈자가 생겼다. A씨는 "거래소 사람들이 원금 일부를 찔끔찔끔 보내주면서 피해자들을 회유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고소파·반고소파로 나뉘어 싸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단독][불량코인의 늪]“고소 취하해야 원금 주겠다” 코인 인질된 사기피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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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사기 피해자 중 상당수가 법적 대응 대신 가해자와 합의로 원금의 일부라도 돌려받는 쪽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관련 사기가 근절되지 않고 새로운 피해가 양산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23일 아시아경제가 가상화폐 사기 피해자 설문 응답자 316명 중 심층인터뷰에 응한 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형사고소·민사 소송 등 법적 대응을 ‘진행중’이라는 응답은 절반이 안되는 39%(9명)에 불과했다. ‘진행중이지 않다’는 응답은 61%(14명)였다. 이들은 A씨 사례처럼 ‘원금 일부 출금’을 조건으로 거래소에 고소 취하를 종용당하거나, 여전히 나오는 코인 배당금 탓에 사기를 인지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가상화폐 먹튀, 다단계 등의 사기 피해액은 최근 5년간 5조5000억원 수준으로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지만 불량코인 범죄는 비슷한 유형으로 끊임없이 재양산되고 있다.


코인 사기 피해자에게 ‘회유’와 ‘협박’을 통해 고소취하가 가능한 이유는 피해자 상당수가 코인 사기 총책, 모집책, 중간관리자 등이 함께 있는 단체 오픈채팅방이나 커뮤니티를 통해서 얻는 정보를 통해 투자를 결정해서기도 하다. 아시아경제가 조사한 316명의 사기피해자 중 49.1%인 158명이 코인 관련 투자 정보 경로를 묻는 질문에 포털·카페·단톡방을 통해서 접한다고 답했다. 이밖에 지인을 통해 투자 정보를 얻었다는 피해자는 36.7%(116명), 언론은 26.6%(84명), 유튜브는 25%(79명)였다.


[단독][불량코인의 늪]“고소 취하해야 원금 주겠다” 코인 인질된 사기피해자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로 ‘코인’이란 거래상품의 특수성 영향이라고 언급한다. 홍기훈 홍익대 교수는 "코인은 ‘믿음’이 유일하게 가치를 증명하는 수단으로 투자자들이 돈을 예치하는 순간 가상화폐 거래소나 발행업체에 예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자산으로서 실체가 불명확해 증명할 필요도 없고 발행하기도 쉬워 사기가 반복되고 구조화되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은 "불량 코인 양산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고, 코인 자체가 법적 ‘정의’조차 없다보니 사기 피해자들이 역설적으로 거래 정보를 주는 사기 거래소에 의존하게 되는 악순환"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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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아시아경제가 가상화폐 사기 피해를 입은 주빌리에이스·브이글로벌·비트소닉 등 총 12개 가상화폐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서 316명을 대상으로 지난 1~15일 진행했다(무한모집단에서 무작위 추출했다는 가정 하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5.5%포인트). 설문 문항 적정성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자문을 받았다. 언론이 지난해와 올해 집중적으로 터진 가상화폐 사기 피해자들을 역추적해 심층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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