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자폭드론, 이란보유 드론 분해해 역설계
가성비 공격으로 소모전 유도… 장기전 대비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드론이 현대전의 주요 무기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자폭 드론'으로 불리는 일방향 공격 드론을 처음 실전에 투입했고, 이란 역시 드론을 보복에 쓰면서 드론전이 예상된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2일(현지시간) 국영매체의 영상을 통해 공개한 지하 무기 저장 터널에 ‘샤헤드136’으로 추정되는 드론들이 줄지어 정렬해 있다. 이란군은 이날 영상에서 드론 외에 대량의 미사일 등 미국에 대항해 장시간 싸울 수 있는 역량을 공개했다. 사진=CNN 방송 캡처
3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이 일명 '자폭 드론'으로 불리는 일방향 공격 드론을 투입해 이란을 공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 중 목표물에 직접 충돌하는 형태의 이 드론이 실전에 투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폭 드론을 사용하는 미군은 지난해 12월 미 중부사령부(CENTCOM)에 배치된 태스크포스 스콜피온 스트라이크(TFSS) 부대다. CENTCOM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란의 샤헤드 드론을 모델로 한 저가형 드론들이 이제 '미국산(American-made)' 응징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CENTCOM은 "이번 이란 공격이 미 국방부가 실전에서 일방향 공격 드론을 처음 사용한 사례"라며 "첫 실전 시험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실전 투입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미군이 사용하고 있는 자폭 드론인 루카스 드론은 이란제 샤헤드-136 드론을 분해해 미국 스펙트레웍스(SpektreWorks)사에서 역설계했다. 비용은 한 대당 3만5000달러(약 5000만원)로, 3000만달러(약 430억원)에 달하는 미군의 MQ-9 리퍼 드론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 드론은 임무에 따라 정찰센서, 폭약, 전자전 기기 등 탑재물을 달리 장착할 수 있다. 미군이 자폭형 드론을 도입한 것은 러·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부터다. 그러나 당시 러시아군은 이란제 드론을 적극 활용한 전술로 전쟁 판도를 흔들었고, 이를 계기로 저가형 드론의 물량 공세가 현대전 전술에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확산했다.
이란이 사용하는 샤헤드-136 드론은 너비 2.5~3m의 삼각형의 동체 날개에 피스톤 엔진을 달고 있다. 비행거리는 최대 2500㎞에 이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아랍에미리트(UAE)에 541대, 쿠웨이트에 283대, 바레인에 145대, 카타르와 요르단에 각각 수십 대의 드론을 보냈으며 민간 인프라도 공격했다.
WSJ는 "이란이 드론을 대량으로 날리거나 드론과 미사일을 섞어 발사해 걸프 국가들의 방공체계를 포화 상태에 가깝게 몰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입장에선 값싼 드론 여러 대로 상대에게 훨씬 비싼 요격 미사일을 쓰게 만드는 효과를 노렸을 수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과 항만에 샤헤드 계열 드론을 반복 투입해 전력 공급과 물류 체계를 흔들었던 전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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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드론을 사용하는 이유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때문이다. 위력은 약하지만 '가랑비'처럼 저가 무기로 중동 곳곳을 지속적으로 공격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소모전을 유도해 장기전에도 대비하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 추산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해 6월 '12일 전쟁'에서 미사일 500여발을 사용했고 이 중 90%가량이 요격됐다. 현재 이란은 약 2500발 수준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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