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에이피알·삼양식품·F&F
원가 부담 속 해외 비중 높은 기업 선방
내수 중심 기업, 이익률 한 자릿수
담배를 제조·판매하는 KT&G와 화장품 기업 에이피알, 식품사 삼양식품, 패션기업 F&F.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지난해 20%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해외 시장에서 매출을 키운 이들 기업은 내수 한파를 피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내수 중심 기업들은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 초반에 머물렀다.
12일 본지가 식품·화장품·패션 등 주요 소비재 제조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을 비교·분석한 결과, 매출에서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영업이익률도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업종 안에서도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 기업과 내수 중심 기업 간 수익성 격차가 벌어졌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이 이어진 상황에서 매출이 형성되는 시장에 따라 이익 흐름이 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매출 ↑…수익성 날아오른 수출기업
실제 영업이익률이 20%를 웃돈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해외 매출 비중이 50% 이상이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매출 1조5273억원, 영업이익 3654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23.9%를 나타냈다. 삼양식품은 매출 2조3518억원, 영업이익 5239억원으로 영업이익률 22.3%를 기록했다. KT&G도 매출 6조5795억원, 영업이익 1조3495억원으로 영업이익률 20.5%를 유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비교적 높은 판매 단가를 유지한 브랜드를 앞세워 내수 원가 부담을 상당 부분 상쇄한 것이 고마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이피알은 메디큐브 등 자체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를 확대했다. 유통 단계를 줄인 직판 비중이 높아 판촉비와 유통 수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해외 시장에서 중가 가격대를 유지하며 가격 방어력도 확보했다. 에이피알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24년 55%에서 지난해 80%로 확대됐고, 지난해 해외 매출은 1조2258억원으로 전년 대비 207% 성장했다.
삼양식품 역시 불닭 브랜드의 글로벌 흥행이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미국·중국·동남아 시장에서 불닭볶음면의 인지도가 높아지며 해외 매출이 빠르게 늘었고, 수출 단가도 내수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80%에 육박했다.
KT&G도 해외 궐련 사업 확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해외 궐련 매출은 전년보다 29.4% 증가한 1조8775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궐련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은 54.1%로, 처음으로 국내 매출 비중을 넘어섰다.
반면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 초반에 머문 기업들은 매출 대비 이익 폭이 크지 않았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 6조355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707억원에 그쳐 영업이익률이 2.7%에 불과했다. 국내 화장품 시장 경쟁 심화와 면세·방문판매 채널 부진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고, 해외 사업도 과거 중국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회복 속도가 더뎠다는 평가다.
롯데웰푸드도 매출 4조2160억원, 영업이익 1095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6%에 머물렀다. 가공식품 특성상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변동에 민감한 데다 가격 인상 여력이 제한적이었던 점이 수익성을 눌렀다.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도 비중이 아직 크지 않아 비용 부담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이피알·삼양식품 웃고, 내수 기업은 고전
식품 업종에서도 격차는 분명했다. 오리온은 매출 3조3324억원, 영업이익 5582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6.7%를 기록했다.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 법인이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롯데칠성은 매출 3조9711억원에도 영업이익이 1672억원에 그쳐 영업이익률이 4.2%에 머물렀다. 오뚜기 역시 매출 3조6745억원, 영업이익 1772억원으로 영업이익률 4.8%에 그쳤고,빙그레도 5%대 이익률에 머물렀다.
화장품과 패션 업종에서도 흐름은 같았다.아모레퍼시픽은 매출 4조2528억원, 영업이익 3358억원으로 영업이익률 7.9%를 기록했고, 애경산업은 3.2%에 그쳤다. 반면 에이피알은 매출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영업이익이 3600억원을 넘어서며 대형 화장품사들을 웃도는 수익성을 보였다.
패션 업종에서는 삼성물산패션부문이 영업이익률 8.5%, LF가 9.0%를 기록한데 반해F&F는 24%의 이익률로 업종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F&F는 지난해 매출 1조9339억원, 영업이익 4685억원으로 영업이익률 24.2%를 기록했다. 해외 매출비중이 59%다. F&F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MLB 매장 효율화가 진행되면서 점포당 매출이 늘고 있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역시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상권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수익성 양극화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해외 시장은 더 외형 성장을 위한 선택지가 아니라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매출 비중이 이미 절반을 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격차는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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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관계자는 "같은 매출 규모라도 매출이 어디에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영업이익은 크게 달라진다"며 "해외 매출 비중이 기업 경쟁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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