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도 못 이뤘던 역대 최다 의석수 확보
자위대 존재 헌법 명기·비핵 원칙도 개정할 듯
군사력 확장에 인접국 우려도 ↑
일본 집권여당 자민당의 중의원 총선 압승으로 안보 정책이 중대한 분기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2차세계대전 패전 이후 금기시됐던 '군사력 강화' '핵 정책 재검토 '논의가 다시 힘을 받게 됐다.
도쿄신문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안보 정책의 근본적 재검토, 개헌 등 보수 강경파의 주장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라며 "곧 개회할 국회에서 이 같은 '다카이치 노선'이 단숨에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9일 분석했다.
이번 선거로 압도적인 의석을 가져간 것이 전망의 배경이다. 자민당은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전체 465석 가운데 316석을 확보, 개헌 발의선(310석)을 단독으로 넘어섰다. 이는 두 차례 집권했던 아베 신조 정권도 이루지 못한, 창당 이래 최대 의석수다. 개헌에 우호적인 참정당(14석) 등 야당 의석을 고려하면 큰 저항 없이 개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자민당은 자위대 존재를 헌법에 명기하는 작업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헌법 9조 1항은 전쟁 포기를, 2항은 육·해·공군 전력 불보유를 명시하고 있다. 이에 실질적 군대 역할을 수행하는 자위대의 법적 지위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돼왔다. 개헌을 통해 "(헌법 9조의 규정은) 필요한 자위 조처를 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문화해 자위대 존재 논란을 종식하겠다는 구상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연내 재검토를 천명했던 '3대 안보 문서 개정' 시기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이 중 '비핵 3원칙'을 변경할 가능성이 커졌다. 1967년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가 "핵을 보유하지도, 제조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고 표명한 원칙인데, 다카이치 총리는 미국의 확장 억제를 고려해 '반입 금지' 규정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나아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넘는 11조엔(102조원) 수준으로 늘리고, 무기 수출 요건을 정하는 '5개 유형'을 폐지하고 무기 수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그간 일본의 방위 장비 수출은 살상력이 없는 5가지 목적(구난·수송·경계·감시·지뢰 제거)에 한해 가능했다.
전후 억제된 일본의 군사력이 확장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본과 갈등 중인 중국은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 환구시보는 "다카이치 총리는 헌법 개정이나 군비 증강 등을 추진해 군사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특히 대중 견제를 강화할 것이다. 대만이나 남중국해 문제에서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강경한 자세를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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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후부터 총선 기간 내내 안보 전략 전환에 나설 것을 천명해왔다. 중의원 해산 이후 열린 지난달 26일 여야 당수 토론 첫 발언에서부터 "안보 정책의 대전환을 올해 안에 재검토할 것"이라며 "일본은 독자적으로, 우리의 생각으로, 필요한 방위력을 확실히 정비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니가타현 지원 유세에서도 "자위대의 자부심을 지키고, 이들이 제대로 된 실력 조직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필요한 헌법 개정도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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