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입장은 "차분히 대응"
향후 몇 주가 최대 고비 될 듯
미국 행정부의 관세 압박 행보와 관련해 청와대 내부에서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재인상 움직임에 강력히 대응하자는 주장과 통상 갈등을 유화적으로 넘긴 뒤 안보 의제에서 진전을 이뤄내자는 기류가 충돌하고 있다. 청와대가 하나의 메시지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파열음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경계하는 시선도 있다.
9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수시로 회의를 잡고 관세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한다. 청와대는 관보 게재 등 행정조치가 있어야 관세 인상이 이뤄지므로 "차분히 대응하겠다"는 게 공식 입장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 전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하는 만큼 한국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해법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통상 라인에서는 한번 오른 관세를 다시 내리기 어려울 거라는 경계감이 강하다. 양보가 반복되면 또 내줘야 한다는 위기의식도 크다. 미국 측의 통보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와 어긋나는데, 이를 받아주면 또 다른 압박이 시작될 거라는 시각이다.
반면 안보 부문 참모들은 유화적 해법으로 이번 국면을 넘어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직 미국으로부터 얻어내야 할 지점이 많기 때문이다. 통상 협상에서 미국의 불만 요인을 최대한 흡수 관리해야 핵추진잠수함이나 우라늄 농축·재처리 등에서 진전을 이뤄낼 수 있다. 미국 협상팀이 한국 방문 일정을 미루는 등 이미 통상 문제의 불똥이 안보 분야로 옮겨붙기 시작했는데, 불씨를 더욱 키워서는 안 된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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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향후 몇 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에도 미국이 관세를 올린다면 통상 불확실성이 곧바로 현실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여권 한 관계자는 "한미 간 통상과 안보 이슈가 연결된 문제인 만큼, 보다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데 내부 시각차가 이 정도로 드러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참모들로부터 협상 상황을 충분히 보고받고 있다"며 "실용을 앞세워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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