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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 빌딩에서 영화·선박 등 다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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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와 경쟁하는 부동산 투자 대비 안정적
영화·특허권 등 지식재산권(IP) 투자 확대

내가 좋아하는 가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콘서트에 직접 가거나, 앨범을 사는 일 등이 있다. 하지만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노래 저작권에 직접 투자하고 스트리밍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길이 있다. 미국 음악 투자 플랫폼인 '로열'은 2021년 제63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베스트 랩 앨범' 부문을 수상한 힙합 가수 나스(Nas) 곡의 지분을 팔았다. 팬들은 곡 두 개에서 발생하는 스트리밍 로열티 수익 지분을 구매해 그의 음악에 직접 투자했다. 로열은 곡마다 다양한 등급(골드·플래티넘·다이아몬드)으로 토큰을 발행하고 그 등급에 따라 로열티 지분과 추가 혜택을 다르게 구성했다. 예를 들어 나스의 곡 중 하나인 '레어(Rare)'에 투자할 때 골드 토큰은 700개, 플래티넘은 400개, 다이아몬드 토큰은 10개로 발행하고, 각각 99달러, 499달러, 9999달러로 판매한다. 다이아몬드 토큰을 사면 약 2%의 로열티 지분을 받고 VIP 콘서트 티켓 등 혜택도 받는다.


'조각투자' 빌딩에서 영화·선박 등 다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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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개봉 예정인 영화에 직접 투자할 수도 있다. 2024년 일본 필립증권은 영화 '보물섬' 제작비를 토큰증권으로 조달했다. 투자자들은 박스오피스부터 배급이나 방송 등 영화 수익 배당에 참여했으며 엔딩 크레디트 이름 표시 등 추가 혜택도 받았다. 실제로 이 영화는 지난해 9월 개봉했으며 주연 배우는 일본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등 상업적인 성과도 거뒀다.


토큰증권(STO) 시장이 부동산 중심의 초기 단계를 넘어 지식재산권(IP) 등 더 넓은 영역으로 자산군을 넓히고 있다. 정부가 IP 토큰증권을 정책 의제로 채택하면서 업계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이는 등 시장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6일 디지털자산업계에 따르면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지재위)는 지난달 29일 '2026년 제1차 IP 정책포럼'을 열었다. 주제는 'IP 로열티를 토큰증권으로 민간 자본과 연결하는 방안'이었다. 정부는 이를 통해 토큰증권을 부동산 조각투자를 넘어 'IP금융'이라는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의지를 밝혔다. 이광형 지재위원장은 지식재산이 단순 법적 권리를 넘어 금융자산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지식재산 로열티 기반의 토큰증권 모델이 민간 자본을 기술 현장으로 유입시켜 코스피 5000시대를 공고히 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P 토큰증권이란 저작권·특허권·상표권 같은 IP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 증권형 토큰으로 쪼개 발행한 것을 말한다.


'조각투자' 빌딩에서 영화·선박 등 다양해진다

민간 영역에서도 곧바로 상품화에 나서고 있다. IP 전문기업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와 토큰증권 플랫폼 '피스'를 운영하는 바이셀스탠다드가 특허 IP 기반 토큰증권 공동 상품화에 착수했다. 지난달 28일 엑스페릭스 그룹이 바이셀스탠다드에 30억원을 투자하며 양 사는 IP 토큰증권 상품 공동개발을 전제로 이 같은 협력관계를 맺었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국내외 핵심 특허를 보유하고 라이선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바이셀스탠다드는 현물부터 미술품이나 선박 등 비정형 자산의 토큰증권화를 특화하고 있다.


IP 토큰증권의 경우 기존의 정형화된 부동산 토큰증권에 비해 장점이 많다. 부동산 토큰증권은 개별 건물이나 특정 프로젝트, 단일 수익권을 구조화하기 때문에 공실이나 임대료, 자산가치 하락 리스크가 투자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 반면 IP 토큰증권은 특허 포트폴리오 자체에서 발생하는 라이선싱 수익이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제공할 수 있다. 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는 "특허는 안정적인 로열티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어 부동산 대비 현금흐름의 예측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중심 조각투자는 부동산 수익을 유동화한 점에서 비슷한 상품인 리츠(REITs)와 경쟁에서 열위에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STO가 개별 자산 단위에서 리츠가 제공하지 못하는 추가적인 조건을 갖추지 못한다면 투자자는 유동성과 제도적 안정성이 더 높은 리츠를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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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토큰증권 시장은 초기 미술품이나 부동산 기반 토큰증권을 벗어나 선박, IP 등 비정형 자산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해양진흥공사는 HMM 용선 선박을 기초자산으로 한 조각투자 시범사업에 착수했으며 한국ST거래와 LS증권이 발행한 '백년가게' 소상공인 사업권 기반 토큰증권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았다. 신 대표는 "토큰증권 시장이 부동산 중심의 1.0 시대를 넘어 IP·선박·콘텐츠 등 비정형 자산이 결합한 2.0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며 "법제화가 완료되고 정부가 IP 토큰증권을 정책 의제로 제시한 만큼, 이제는 누가 실제 상품을 시장에 먼저 내놓느냐가 초기 시장 주도권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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