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캄보디아어로 쓴 경고 문구 삭제
나경원 "대통령 말 뱉은 순간 역사이자 책임"
"마음대로 삭제하면 권력 흔적 지우는 것"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엑스(X·구 트위터)에 캄보디아 범죄 조직을 향해 현지 언어로 경고 메시지를 올렸다가 삭제한 가운데,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제적 망신"이라며 비판했다.
나 의원은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대통령이 캄보디아 범죄 조직을 향해 '패가망신' 운운하며 호기롭게 날린 SNS 경고장이, 결국 상대국 정부의 문제 제기를 부르고 곧바로 삭제하고 도망(삭제 후 도망), 국제적 망신으로 귀결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사회에서 국가 원수의 발언은 그 자체로 국가의 공식 입장으로 간주한다"며 "그런데 이를 하루 이틀 만에 삭제? 외교에 '삭제 버튼'은 없다. 뱉은 순간 역사가 되고 책임이 따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민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라며 "무책임하게 SNS에 뱉어내는 대로 시장이 요동친다. 집값은 치솟고 서민들의 대출길은 막히고 내 집 마련의 꿈은 멀어진다"고 주장했다. 또 "이 대통령식 SNS 삭제하고 도망을 방지할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개인의 SNS 계정으로 정책을 발표하고 마음대로 삭제한다면, 이는 권력 행사의 흔적을 의도적으로 지우는 것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국가의 약속"이라며 "그 약속을 함부로 지우고 감추는 권력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이 대통령의 SNS 글 삭제에 대해 "대통령은 사인(私人)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3일 "대통령기록물법에서 대통령의 직무수행과 관련된 기록물은 국가 소유이며, 생산과 폐기 과정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다"면서 "국가의 행정수반으로서, 법적 절차에 따라 말과 글이 철저히 기록되고 보존되며, 인수인계된다"고 말했다.
또 "그런데 이 대통령은 공무와 직결된 내용을 2010년에 만든 자신의 엑스 계정에 게시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으로서 공적 기록물을 사적 계정에 남기는 것은 위법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글 하나하나가 모두 대통령 기록물인데, 임기 후 어떤 방식으로 수집하고 관리할 계획인가"라며 "명백히 법적 절차를 거쳐 보존해야 하는 대통령기록물임에도, 자의적으로 삭제한 것은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엑스에 '캄보디아 현지 중국 범죄조직도 이제는 한국 경찰의 단속이 두려워 한국인 조직원을 모집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기사를 올린 뒤 "한국인을 건들면 패가망신, 빈말 같습니까"라며 초국가 스캠 범죄에 대한 강력 대응 지침을 강조했다. 이는 캄보디아어인 캄보디아어로도 작성됐으나, 최근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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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캄보디아 측은 신임 김창룡 주캄보디아 대사에게 이 대통령이 캄보디아어로 글을 작성한 의미에 대해 문의했고, 김 대사는 '범죄 집단이 영어나 한국어를 모를 테니 캄보디아어로 경고 메시지를 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삭제 이유에 대해 "충분히 홍보됐다고 판단하셔서 삭제한 걸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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