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개선에도 문화 빗장은 그대로
"한류 복귀, 단숨에 풀릴 문제 아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새 월드 투어 일정에 중국 본토 공연이 빠지면서, 중국의 이른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 조치)이 단기간에 풀리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오는 3월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로 돌아오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을 알리는 홍보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싱가포르 유력 중문 매체 연합조보는 BTS가 전 세계 30여 개 도시를 도는 대규모 투어를 예고했음에도 중국 무대는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해당 매체는 이를 두고 중국이 한국 문화 콘텐츠에 적용해온 비공식적 제한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한한령의 존재를 인정한 적은 없지만,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한국 연예인과 콘텐츠의 중국 진출은 사실상 막혀왔다. 이로 인해 K팝 가수들의 공연 역시 중국 본토가 아닌 홍콩이나 마카오에 한정돼 열려왔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중 관계가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음에도, 문화 분야 전반에 대한 규제가 단숨에 풀릴 가능성에는 선을 긋고 있다. 호주 맥쿼리대의 미디어 연구자 사라 키스는 "중국이 비공식적인 제한을 단계적으로 완화할 여지는 있지만, 속도는 매우 느릴 것"이라며 "한국 연예인들이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중국 활동을 회복하기까지는 약 5년가량이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중 정상 간의 외교적 메시지도 이러한 신중론에 힘을 싣는다. 지난달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석 자 얼음이 하루아침에 녹을 수는 없다"는 비유를 들며, 문화 개방 문제에 대해 즉각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새 월드 투어 일정에 중국 본토 공연이 빠지면서, 중국의 이른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 조치)이 단기간에 풀리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와 학계에서는 중국 내부의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K팝과 한국 드라마, 영화가 다시 대규모로 유입될 경우 중국 자국 문화산업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드 사태 이후 누적된 민족주의 정서와 여론 역시 당국이 문화 개방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배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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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BTS의 중국 공연 제외는 한한령을 둘러싼 현실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중 관계 개선의 분위기 속에서도 문화 교류의 문이 완전히 열리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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