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후 외화자산 내 주식 비중 6.1%→10.2%
장기 시계 수익률 '글로벌 인덱스>금'…2배 이상도
올해 고환율 상황에 대미투자 이슈까지
유동성 고려 시 당분간 금 추가 매입 힘들 듯
금값이 온스당 5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연일 치솟으면서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한은은 2011년 40t, 2012년 30t, 2013년 20t을 더 사들이며 총 104.4t을 보유한 후로 금 추가 매입을 멈춘 상태다. 이에 국가별 금 보유량 순위는 2013년 말 34위에서 지난해 말 39위로 떨어졌다.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그간 금 안 사고 뭘 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금 매입을 멈춘 이후 한은의 외화자산이 어디에 투자됐는지 살펴봤다.
외화자산 내 주식 비중 10% 이상으로 확대…수익률, 금 대비 ↑
눈에 띄는 건 주식 비중 확대다. 2013년 2월 금 매입을 멈춘 이후 한은은 주식 위주로 외화자산 운용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꾸준히 그 비중을 늘렸다. 2012년 5.7% 수준이던 외화자산 중 주식 비중은 2013년 6.1%, 2016년 7.7%, 2017년 8.6%로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주요국 주가가 상승해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한 2021년엔 주식 비중이 10%를 웃돌았다(10.4%). 2022년 11.4%까지 비중을 확대했던 주식은 2024년에도 10%를 웃도는 수준(10.2%)을 이어갔다. 이 같은 외화자산 내 주식 비중은 자산이 금과 정부채 위주로 구성돼 금 비중이 높은 일부 국가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역시 이 같은 주식 비중 확대 추이는 이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인 주식 투자 항목과 수익률이 공개되진 않으나, S&P500이나 MSCI와 같은 글로벌 인덱스 수익률을 추종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점을 고려해 해당 기간 수익률을 추정해볼 수 있다. 2013년 3월부터 지난 23일까지 배당 등을 포함한 S&P500 누적 수익률(배당 세액 공제)은 약 437%로 같은 기간 금 수익률(216%)을 2배 이상 웃돈다. 같은 조건의 MSCI 수익률 역시 303%로 금 대비 높다. 장기 시계 수익률을 놓고 볼 때, 한은의 선택지는 나쁘지 않았던 셈이다.
안전성+유동성 확보가 선순위…높은 가격 변동성도 부담
주식 외 외화자산은 채권에 집중돼 있다. 안전성과 유동성 확보를 선순위로 두고 구성한 결과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최종 대외지급 준비자산이란 외환보유액의 의미에 맞게 국제금융시장이 불안정한 경우에도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 위주로 운용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외화자산을 현금성 자산과 투자자산으로 구분해 운용하고 있다. 현금성자산은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외화자금 유출입이나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외화자금 수요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매각 시 거래비용이 적고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 국채, 예치금 등 단기금융상품으로 운용한다. 투자자산 중 직접투자자산은 유동성 확보와 안정적 수익 획득이 가능한 정부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채 등 주요 국제통화로 발행된 장·단기 채권 위주로 구성한다. 지난해부터는 여기에 주식도 포함됐다. 100% 위탁 운용하던 해외주식 투자분 일부를 한은 외자운용원 내 주식운용팀에서 직접 운용하면서다. 국내외 자산운용사와 한국투자공사(KIC) 등에 위탁 운용하는 위탁자산은 채권과 주식으로 이뤄졌다.
한은이 보유한 금은 유동성을 목적으로 팔기 힘들다.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을 매도한다'는 사실 자체가 유동성 부족 신호로 읽힐 수 있어서다. 금값이 최근 몇 년간 추세적 상승세를 이어왔으나, 역사적으로 높은 가격 변동성을 나타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은이 금을 다시 사들이기 시작한 2011년 9월 온스당 1900달러까지 오른 국제 금 가격은 유럽 재정위기 우려 완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에 2013년 말 온스당 1200달러 초반까지 추락했다. 당시 한은은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으로부터 '금값이 끝을 모르고 떨어지는데, 이 예측도 못 하고 그간 금을 샀냐'는 취지의 뭇매를 맞았다.
고환율 적극 개입+운용 수익 대미투자 재원…금 보유 확대 '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이 가진 매력은 크다. 국제금융시장 위기 시엔 안전자산이, 경기 호황기엔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올해는 '금 추가 매입' 옵션을 고려하기 더욱 힘든 상황이 됐다. 최근 외환시장 상황부터 금 보유 확대에 우호적이지 않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 강화에 수급 쏠림이 이어지며 1500원 선에 근접하자, 외환 당국은 환율 방어를 위한 적극적인 시장 개입에 나섰다. 외환보유액을 일부 헐어 환율을 방어에 나서면서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280억5000만달러로 줄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2021년 하반기까지 꾸준히 증가했으나 2021년 10월 말(4692억달러) 이후 서서히 규모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최대 200억달러 대미 투자 현금 재원을 한은 외화자산 운용 수익 등을 통해 조달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그간 한은은 외화자산 운용으로 벌어들인 이자와 배당수익을 재투자해 자산을 불려 나가는 구조를 택했으나, 대미투자 재원 활용 시 수익률이 높거나 배당을 많이 받는 상품 투자를 현 수준보다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금은 보유 자체로는 이자 등 수익성이 없다. 현재 우리나라가 보유한 금은 전량 영국 영란은행에 보관돼 있다. 금을 빌려주고 받는 대여수익이 발생하나 이는 대부분 금 보관료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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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맥락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단기적으로는 금 보유 확대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총재는 "3년여간 외환보유액이 감소 추세에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자산을 매입하는 고민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향후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국면으로 다시 가게 되면 자산 배분에 대해 고민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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