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중과, 거래량 53% 급감
2차 강화, 두 달 만에 70% 줄어
"고가 아파트 매물 잠김 고착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다시 꺼내 들 경우 시장이 또 한 번 '거래 절벽→매물 잠김' 패턴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 시기에도 양도세 중과가 시행·강화된 직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했고, 집주인들이 매도를 미루면서 시장 유동성이 빠르게 얼어붙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처음 도입됐다. 하지만 주택시장 침체를 이유로 2009년부터 적용이 유예됐고 2014년 아예 폐지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이 폭등하면서 5년 만에 부활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8·2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 기본세율(당시 6~42%)에 1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 20%포인트를 가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시행일은 2018년 4월 1일로, 약 8개월의 유예기간을 줬다.
26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당시 시행 직전인 2018년 1분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만6533건으로 '막차 거래'가 몰렸다. 하지만 시행 직후인 2분기에는 1만7062건으로 53% 급감했다. 3분기 2만5934건으로 일시 반등했으나 4분기 다시 1만7093건으로 주저앉았다. 2019년 1분기에는 5326건까지 추락하며 거래 절벽이 본격화됐다.
세율을 더 높였던 2021년 상황은 더 심각했다. 정부는 2020년 '7·10 대책'을 통해 중과세율을 2주택 20%포인트, 3주택 30%포인트로 상향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마저 없앴다. 시행은 2021년 6월이었지만 시장은 발표 직후부터 얼어붙었다. 2020년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6002건이었으나 8월 6880건, 9월 4795건으로 두 달 만에 70% 줄었다. 대책 발표만으로 매물이 잠긴 셈이다.
2021년 6월 실제 시행 시점에는 이미 4240건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태였다. 이후에도 회복되지 못하고 2022년 9월에는 856건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두 차례 중과 모두 '시행 직전 막차 거래 급증→시행 직후 거래 급감→매물 잠김→집값 상승'이라는 같은 패턴을 보였다. 2018년과 2021년 서울 아파트값 연간 상승률은 각각 8.03%, 8.02%를 기록했다. 국토연구원이 2024년 5월 발표한 연구에서도 양도세율 1% 상승 시 거래량은 6.9% 감소하고 매매가격은 0.2%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세금으로 다주택자 매물을 유도해 시장을 안정시킨다는 건 일방적인 시각"이라며 "다주택자들은 매도 대신 월세를 올리거나 버티는 등 여러 옵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가격이 더 오르고, 비싼 아파트는 더 비싸지는 초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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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 종료까지 3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정책에는 관성이 있는데 갑자기 바꾸면 시장에 혼란이 생긴다"며 "특히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물 잠김이 고착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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