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건식전극 공정 4680 개발 난항
엘앤에프, LG엔솔 4680 양극재 공급中
테슬라의 배터리 자체 생산 전략 수정으로 엘앤에프와 체결했던 대규모 양극재 공급 계약이 사실상 종료되면서 해당 물량이 테슬라의 핵심 배터리 파트너인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31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지난 29일 테슬라와 맺었던 양극재 공급 계약 규모가 기존 3조8347억원에서 973만원으로 대폭 축소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테슬라가 추진해온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80'의 자체 생산 계획을 구조적으로 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해당 계약은 테슬라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80(지름 46㎜·높이 80)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과정에서 엘앤에프로부터 하이니켈 양극재를 공급받는 구조였다. 그러나 테슬라가 건식전극 공정을 적용한 4680 배터리 개발과 양산 과정에서 기술적 난도와 비용 부담에 직면하면서 직접 셀을 생산하는 전략을 사실상 후퇴시킨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기존에 계획된 4680 배터리 프로젝트의 구조나 일정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기존 계약을 유지하기보다는 일단 종결하고, 변화된 환경에 맞춰 새로운 프로젝트 단위로 논의를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엘앤에프는 "주력 제품인 NCMA95 하이니켈 제품의 출하 및 고객 공급에는 변동이 없다"며 "국내 주요 배터리 셀 업체를 대상으로 한 공급도 안정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직접 생산하지 않게 된 4680 배터리 물량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 넘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4680 배터리용 양극재는 엘앤에프가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4680 배터리는 테슬라가 2020년 처음 공개한 차세대 원통형 전지로, 기존 2170(지름 21㎜·높이 70㎜) 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과 출력이 크게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 공장에서 4680 배터리 시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엘앤에프와 LG에너지솔루션 간 조 단위 신규 공급 계약이 단기간 내 성사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 FBPS 등과 추진하던 대형 계약이 무산되며 사업 환경의 변동성을 겪고 있다.
지금 뜨는 뉴스
엘앤에프 관계자는 "축소된 계약 이후의 물량에 대해 아직 확정된 공급 계약은 없다"고 말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