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정실적 기반 공모가 산정실태 점검 및 대응 발표
금감원, 체크리스트 마련 및 관련 공시 강화
상당수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추정 실적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해 공모가를 산정하고 있지만, 상장한 해에 실적 추정치를 달성한 곳은 6%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반복적인 추정실패 사유를 6개 유형으로 구분한 체크리스트를 마련하고, 사업보고서에 괴리율 전망까지 기재하도록 관련 공시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30일 이러한 내용의 '추정실적 기반 공모가 산정실태 점검 및 향후 대응' 방안을 공개했다. 금감원이 2022~2024년 상장한 213사(SPAC 등 제외) 가운데 추정실적으로 기반으로 공모가를 산정한 기업 105사를 상대로 분석한 결과, 상장 당해연도 실적 추정치를 그 해 실제 달성한 기업은 6개사(5.7%)에 불과했다. 83개사(79.1%)는 달성에 실패했고, 16개사(15.2%)는 일부 달성하는 데 그쳤다.
연도별로는 2023년 10월 관련 공시를 강화함에 따라 매출액 괴리율이 2023년 44.2%에서 2024년 28.5%로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영업이익·당기순이익 추정 괴리율은 2024년 기준 216.3%, 221.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단기 추정이 과도할 경우에는 상장일 이후 매수한 투자자의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면서 "괴리 발생 사유도 상당 부분 공통되고 있어 발행사·주관사가 반복되는 추정 오류 요인을 사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괴리율이 10% 이상인 원인은 크게 6가지 유형으로 분류됐다. 먼저 추정실패 사유로 '사업성과 부진'(54회 기재)을 든 기업이 가장 많았다. 이어 인건비 상승(28회), 연구개발비 증가(24회), 기타비용 등 상승(23회), 전방산업 부진(22회), 외부환경 변화(21회) 순이다. 또한 주관사별 괴리율을 비교한 결과, 동일 주관사임에도 연도 및 사례별로 괴리율 변동폭이 크게 확인되는 등 안정적이지 않은 경향도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증권신고서 단계에서 주요 추정 실패 요인을 사전 점검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를 마련, 발행사·주관사의 합리적 추정을 지원하고 심사 과정에도 참고하기로 했다.
특히 정기보고서 작성 시 향후 괴리율 전망까지 포함하도록 서식을 개선해 발행사의 괴리율 감소 노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주관사별 괴리율 비교공시를 통해 투자자 중심의 엄격한 실사의무 이행을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IPO 기업의 주관사별 괴리율 비교 결과를 주기적으로 보도자료로 배포함으로써 투자자가 상장 후 성과를 주관사별로 직접 비교·판단하고, 주관사는 투자자 중심의 엄격한 실사의무를 이행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