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미술 낙찰총액 1405억원
1만8339점중 낙찰률 53.4%
최근 3년중 가장 높은 수준
샤갈 167억7790만원어치 낙찰
해외작가 3년 만에 1위 차지
"특정 블루칩 작가 쏠림 여전
작가층 저변 확대 시급" 지적
출품작과 낙찰작 수는 줄었지만 낙찰률이 반등하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와 아트프라이스가 29일 공개한 2025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연말 결산에 따르면 올해 국내 8개 경매사(서울옥션, K옥션, 마이아트옥션, 아이옥션, 라이즈아트, 에이옥션, 칸옥션, 컨티뉴옥션)가 진행한 온·오프라인 경매의 순수미술품 낙찰총액은 약 14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51억원보다 254억원 증가한 수치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약 3294억원, 2022년 약 2360억원, 2023년 약 1535억원으로 급감한 뒤 2024년 1151억원까지 떨어졌으나, 2025년 들어 반등 흐름을 보였다.
올해 총 출품작은 18339점, 이 가운데 9797점이 낙찰돼 낙찰률은 53.4%를 기록했다. 출품작은 전년보다 약 4600점, 낙찰작은 약 1000점 줄었지만, 낙찰률은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시장 회복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해 낙찰률은 46.4%였다.
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이사장은 "2025년 미술품 경매시장 규모 확대를 이끈 것은 마르크 샤갈"이라며 "샤갈 작품이 약 167억7790만원어치 낙찰되며 낙찰총액 1위를 차지했다. 해외 작가가 1위에 오른 것은 3년만"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 낙찰총액은 증가했지만 특정 블루칩 작가에 대한 쏠림 현상은 여전하다"며 "낙찰총액 상위 30위 작가 중 국내 생존 작가는 10명에 불과하고, 40대 작가는 2명뿐이라 작가층 저변 확대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단일 작품 최고 낙찰가 역시 샤갈이 차지했다. 지난 11월 서울옥션 메이저 경매에서 샤갈 작품이 94억원과 59억원에 낙찰되며 한 경매에서 최고가 1·2위를 동시에 기록했다. 이는 국내 경매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눈길을 끄는 사례로는 김환기의 동일 작품이 두 차례 같은 가격에 낙찰된 점이 꼽힌다. 김환기의 '무제'(1969)는 K옥션 1월과 10월 경매에 출품돼 모두 7억80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사별로는 서울옥션의 비중이 두드러졌다. 서울옥션은 낙찰가 상위 10위 중 7점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했고, 전체 낙찰총액 점유율도 47%로 K옥션(40%)을 크게 앞섰다. 낙찰총액은 서울옥션이 약 660억원, K옥션이 약 566억원으로 약 100억원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이는 샤갈 작품 4점이 낙찰가 상위 30위 안에 진입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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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사장은 "출품 수는 줄었지만 낙찰률이 높아진 것은 시장이 양보다 질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회복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세대와 장르의 작가를 발굴해 안정적인 기반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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