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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美 '문명 소멸' 경고에 "우리 비전, 美가 대신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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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NSS에서 유럽 반이민 정책 비판
"동맹국은 다른 동맹국의 삶
민주적 선택 개입·위협 안해"

EU, 美 '문명 소멸' 경고에 "우리 비전, 美가 대신 말할 수 없다"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지난 10월 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47차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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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떤 비전을 가졌고 표현의 자유가 무엇인지 유럽 대신 미국이 말할 수 없다."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자크들로르 콘퍼런스에서 "동맹국은 다른 동맹국의 정치적 삶이나 민주적 선택에 개입하겠다고 위협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집행위원장과 함께 EU 정상으로 대우받는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유럽이 개방적 이민정책과 과도한 규제로 '문명 소멸' 위기에 빠졌다고 일침을 가했다. 동시에 반(反)이민정책을 내세우는 유럽 극우 정당들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스타 의장은 미국 정부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규제 비판에 대해서도 "정보의 자유 없이는 표현의 자유도 없다"며 "미국 기술 재벌을 방어하기 위해 시민의 정보 자유가 희생된다면 진정한 표현의 자유는 존재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유로뉴스는 이를 두고 미국이 새 NSS에서 유럽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이후 EU에서 나온 가장 단호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미국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동맹이며, 모든 사안에서 견해가 같지는 않지만, 근본 원칙은 변함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과 비교된다. 여기에 같은 날 EU 집행위원회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에 1억2000만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양측의 신경전은 고조됐다.


유럽 우파·포퓰리즘 진영은 미국의 이 같은 정치적 지원이 공식화되자 반색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X에 "브뤼셀 권력자들은 논쟁에서 이길 수 없으면 과징금을 들고나온다"면서 "유럽에 필요한 것은 비선출 관료가 아닌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징금 제재를 받은 후 EU 해체를 주장한 머스크에게 "경의를 표한다"라고도 했다.


오르반 총리의 피데스당과 프랑스 국민연합(RN) 등이 속한 유럽의회 교섭단체 '유럽을 위한 애국자(PfE)' 역시 "이 검열 체제를 해체하기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치적 의제를 부각하기 위해 미국의 EU에 대한 새로운 비판을 이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 정부가 EU의 빅테크 규제를 연이어 공격하는 가운데 메타는 EU 지적을 수용해 소셜미디어 데이터 수집 범위를 이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정책을 수정했다. 앞으로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이용자는 모든 데이터 수집에 동의해 맞춤형 광고를 보거나 데이터 공유를 제한해 덜 개인화된 광고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EU 집행위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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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메타에 올해 4월 2130억유로(약 366조2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EU는 또 X에 과징금을 매기기 하루 전인 지난 4일 메타가 와츠앱에서 경쟁사 인공지능(AI) 챗봇을 차단했다며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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