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사생활 우려에 '포렌식 아니다'
관가는 뒤숭숭…"모호함에 내부 어수선"
이어진 논란에 젊은 직원은 사기 저하도
국무총리실이 내란 세력 청산을 목적으로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겠다고 밝히면서 세종 관가가 또 한 번 술렁이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상황을 알았기에 문제가 생기겠냐는 반응이 나오지만, 조사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향후 문제가 생길지 긴장하는 모습도 보인다. 각종 조사가 1년 가까이 이어지다 보니 피로감과 사기 저하를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다.
13일 총리실은 전날 오후 11시 넘어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추진 계획을 수정 배포했다. 앞서 11일 처음 계획을 발표할 때 언급한 디지털 포렌식 조사를 두고 사생활 침해 등의 우려가 커지자 "엄밀한 의미의 포렌식이 아니었다"며 포렌식 단어 자체를 수정안에서 뺐다. 업무용 컴퓨터(PC)와 휴대전화를 살펴볼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휴대전화 제출에 비협조적일 경우 대기 발령 또는 직위 해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출하지 않는다는 사유로만 해당 조치를 취한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했다.
총리실은 우려를 줄이려고 하지만 관가 반응은 심각하다.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상황을 알았는데 무슨 문제가 생기겠냐"면서도 걱정스럽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조사 행위와 검토 사항 등이 나왔지만 여전히 모호하고, 앞으로 운영될 제보 센터에 각종 투서가 빗발칠 경우 혼란이 커질 수 있어서다. 총리실은 총괄 TF와 함께 기관별로 조사 TF를 두는 이중 구조를 기반으로 내란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와 진실 은폐에 참여한 일원을 조사 대상으로 삼겠다고 밝힌 상태다.
총리실이 조사 대상으로 언급한 기관은 대통령 직속 및 독립 기관을 제외한 전체 중앙행정기관 49곳이다. 이중 군(합참)과 검찰, 경찰 등 권력 기관과 함께 기재부와 외교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등 관련 부처와 소방청, 해경청 등 기타 외청까지 총 12곳은 집중 점검 기관으로 꼽혔다. 특히 기재부의 경우 그간 각종 수사와 함께 조직 개편 이슈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가운데 이번에 집중 조사까지 이뤄지면서 긴장감과 피로감이 큰 상황이다.
익명을 요청한 기재부 과장급 직원은 "11일 열린 국무회의에 기재부 관련 안건이 있다 보니 직원 여럿이 국무회의 생중계를 보고 있었다"며 "여기서 TF 얘기가 처음 나와 다들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우려하는 건 범위가 어디까지냐는 것"이라며 "계엄 전후로 10개월을 본다고 하는데 기간도 광범위한 데다 (내란) 동조 행위가 어디까지인 건지 모호한 게 커서 내부가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차라리 휴대전화를 내면 증명이 될 거고 괜히 의심받는 일이 없어질 수 있다"며 체념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계엄 사태 이후 1년 가까이 이어지는 논란과 압박에 사기가 떨어진 모습을 보이는 젊은 직원들도 있다. 기재부 한 사무관은 "공무원이 얼마나 불법적인 일을 할 수 있겠냐"며 불만을 표했다. 다만 이번 조사가 인사 조치까지 3개월이 걸리지 않는 점, 이미 국회 등에서 특정 인물들이 거론된 점 등을 들어 "이미 대상을 타기팅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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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은 특정 대상을 처벌하거나 단죄하기보다는 계엄 이후 행정 조치상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입장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군이나 경찰 같은 곳은 인사가 정체돼 있는 등 그간 정리가 제대로 안 되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조사로 기관별로 상황을 정리하고 관련자들이 있다면 조치를 해서 일단락하게 되면 제대로 행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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