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 마비, 광범위 정전 발생
젤렌스키 대통령, 국제사회 제재 필요성 강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내 원자력 발전소에 전력을 공급하는 변전소를 타격해 최소 7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이번 공격은 흐멜니츠키와 리브네 지역 발전소와 관련된 변전소를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AP·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엑스(X) 계정을 통해 이번 공격이 우연이 아닌 치밀하게 계획된 작전이라며 "러시아는 의도적으로 유럽의 핵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주민들의 일상을 겨냥해 전력과 난방, 물 공급을 차단하고 철도망을 파괴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군이 최근 밤사이에 드론 458대와 미사일 45발을 발사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요격돼 무력화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드니프로에서는 드론 공격으로 9층 건물이 무너져 3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했으며, 부상자 가운데 어린이 2명도 포함됐다.
이번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곳곳의 전력 생산이 중단됐다. 국영 에너지 기업 센트레네르고는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공격으로 키이우와 하르키우 지역 발전소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트리필스카와 즈미우스카 화력 발전소가 피해를 입었다. 트리필스카 발전소는 이미 지난해 미사일 공격으로 손상을 입었던 곳이다.
북부 하르키우에서도 러시아 공습으로 에너지 기업 직원 1명이 숨졌고 일부 지역에서 정전과 수도 공급 차질이 발생했다. 남부 오데사와 크레멘추크도 드론 공격으로 에너지 시설이 손상되고 전력과 수도 공급이 끊긴 상태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 군과 산업 복합 단지, 에너지 기반 시설을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를 통해 "겨울을 앞두고 일반인을 겨냥한 공격에는 러시아 에너지 산업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며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에 대응을 촉구했다.
전쟁이 네 번째 겨울을 맞는 가운데, 이번 공격은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에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겨냥한 전략적 작전으로 평가된다. 에너지 전문가 올렉산드르 하르첸코는 키이우 열병합 발전소가 영하 10도 이하에서 나흘 이상 가동을 멈출 경우 기술적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도 최근 러시아의 석유·가스 시설을 목표로 공격을 확대했다. 지난 7일 밤 러시아 남부 볼고라드주에서 발생한 드론 공격으로 에너지 기반 시설이 피해를 입었고, 이 지역은 단전 상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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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에너지를 전쟁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양측의 공격은 상대국의 전쟁 수행 기반을 무너뜨려 민심을 흔들고 경제적 압박을 가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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