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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6억 든 어르신들이 TV 보고 찾아와"…집값 들썩이는 비규제 지역[부동산At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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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규제 지역 현장 가보니
구리·군포·안양 수천만원 상승
매물 사라지고 호가 연일 올라
군포 인근 계약 90% 갭투자

"은행에서 먼저 전화가 옵니다. 오늘 또 시세가 오르지 않았느냐고요."


지난 25일 경기 구리시 역세권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의 대표는 저녁 8시가 넘도록 전화통을 붙들고 있었다. 이 업소는 KB부동산 시세 조사 협력업체다. 그는 "원래 매주 시세를 입력하는데 요즘은 은행에서 그걸 기다리지 못하고 직접 전화를 건다"며 "거래가 급증하니까 실시간으로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시세는 시중은행의 담보가액을 정하거나 대출 한도를 설정하는데 있어 산정 기준이 된다. 이 지역 거래가 폭증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실거래액이 올라가다 보니, 은행에서 연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이 지역은 서울 전역과 경기도 대부분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등 겹겹이 규제로 감싼 '10·15대책'에서 빠지면서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서고 있다. 대부분은 "연말이면 이곳도 규제지역으로 묶일 수 있다"는 불안감을 내비치며 계약을 서두르는 분위기였다.


중개업소 비상근무…TV 보고 온 '현금 부자' 어르신들
"현금 6억 든 어르신들이 TV 보고 찾아와"…집값 들썩이는 비규제 지역[부동산AtoZ] 지난 25일 경기 구리시 장자호수공원역 인근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상가 임대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아파트는 ‘들어오셔서 상담하세요’라는 안내문만 내걸렸다. 10·15 대책 이후 매수세가 급격히 붙으며, 시장에 내놓을 매물이 말라붙은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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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시뿐만이 아니라, 군포시, 안양시 만안구 등 규제에서 비껴간 지역들은 규제 발표 후 전례 없이 집값이 뛰었다. 갭 투자를 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거래량이 늘고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었다. 중개업소들은 다음 달 정도면 매물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 예상했다.


특히 구리시는 서울 등 규제지역 내 잔존하던 투자 수요가 찾으면서 집값이 뜨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었다. 구리시 수택동 장자호수공원 인근 LG원앙아파트 70㎡의 매도 희망가는 일주일 만에 5000만원이 올랐다. 수택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평소 한 달에 2건 정도 거래됐는데, 일주일 만에 4건 계약됐다"며 "세종에서 와서 갭투자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30분 뒤에 갭투자 손님들이 34평 집 보러 오기로 해서 기다리고 있다"며 "평소 토요일은 격주 근무였는데, 지금은 다 나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토평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책 발표 전보다 문의가 5배 늘었다"며 "집주인이 가격 올릴까 봐, 집 보고 난 당일 늦은 밤에도 계약한다"고 했다. 인창동 구리역 인근 한 중개사는 "예전엔 부동산 공부하는 젊은 분들이 움직였는데, 대책 나오고 나서는 어르신들이 많이 오신다"며 "매스컴에서 연일 부동산만 보도하니까, TV를 자주 보시는 어르신들 중 '나 현금 5억~6억원 들고 있다. 괜찮은 물건 있으면 바로 달라'고 하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집값 상승기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선매수 후매도'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지금 안 사면 더 오를 것 같다"는 불안감에 기존 집을 팔기도 전에, 새집을 먼저 계약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장자호수공원 인근 40대 김씨 부부도 새집을 계약한 상태에서, 기존 집의 호가를 5000만원 올려서 내놨다.


매도자 우위 장세
"현금 6억 든 어르신들이 TV 보고 찾아와"…집값 들썩이는 비규제 지역[부동산AtoZ] 지난 25일 경기 군포시 산본래미안하이어스 전경. 이정윤 기자

경기 군포시와 안양시 만안구 등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묶으면 묶을수록 오른다'는 문재인 정부 학습효과로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올렸다.


군포시 개성하이뷰 77㎡의 경우 대책 발표 한 달 전 5억7900만원이었으나 지난 18일 6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군포시 래미안하이어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전화기에 불이 날 정도로 문의가 쏟아졌다"며 "일주일 남짓 사이 20건 안팎 계약이 몰렸다"고 말했다. 계약 건의 90%가 갭투자였다.


옆 동네 안양시 만안구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도 최근 호가가 전용 84㎡ 기준 5000만원가량 올랐다. 84㎡ 10층 매물은 대책 발표 다음 날 9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근 1년 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아파트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9억5000만원에 계약 직전인데 집주인이 1000만원 더 올린다고 해서 파기됐다"며 "집주인들은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버티기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규제지역으로 풍선효과가 기대됐던 인천 송도는 아직 잠잠한 분위기였다. 인천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통상 구리·남양주 등에서 반응이 온 후 인천으로 넘어온다"며 "겨울방학 시즌이 되면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연말 추가 규제지역으로 묶이나?"
"현금 6억 든 어르신들이 TV 보고 찾아와"…집값 들썩이는 비규제 지역[부동산AtoZ] 지난 25일 경기 구리시 토평마을e편한세상 아파트 단지 전경. 최서윤 기자

대책 발표 후 수일만에 집값이 급등하자, 도처에서 '연말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으로 지정되는 거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졌다. 구리시 중개사들은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 언론에서 너무 띄워주지 말아달라"고 입을 모았다.


다른 비규제지역 공인중개사도 "서울(공인중개업소들)은 지금 죽을 맛이겠지만, 저희도 하나씩 거래될 때마다 조마조마하다. 이러다가 (규제로) 묶이면 다들 손가락 빨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규철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지난 15일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후 백브리핑에서 "풍선효과가 확대될 경우 추가 규제 지역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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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갭투자뿐만 아니라 실거주 수요도 대출이 안 나오니 비규제 지역으로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공급 늘리기 어렵고 수요를 제한할 특별한 방안 없는 상황이라, 지정된 토허구역은 장기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현금 6억 든 어르신들이 TV 보고 찾아와"…집값 들썩이는 비규제 지역[부동산AtoZ]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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