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기자수첩]정부만 비껴간 대책들

시계아이콘01분 05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기자수첩]정부만 비껴간 대책들
AD

"잘못된 (이중화) 모델에 투자해 추가 비용이 드는 것보다 모델이 확정된 뒤 투자하는 게 낫다고 결정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


대한민국 전산 마비를 일으킨 건 결국 정부의 안이한 판단이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발생 엿새째, 정부는 700여명을 동원해 시스템 복구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복구율은 10%대에 그치고 있다. 복구된 것으로 표시되는 시스템조차 '발급은 제한' 등 단서가 붙는다.


시스템 이중화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화재 후 상황은 달랐을 것이다. 클라우드·서버를 이중화한 재해복구(DR) 시스템은 재난 발생 시 '쌍둥이 기능'을 갖춘 외부 센터에서도 중단 없는 서비스를 가능케 한다. 2022년 데이터센터 화재에 의한 '카카오톡 먹통 사태' 당시 얻었던 교훈이다. 카카오는 이 사건 이후 데이터센터 이중화를 완료했다.


카카오톡 사태와 2023년 '정부 행정망 먹통' 사태로 이중화의 중요성이 부각된 지 3년이다. 정부 시스템은 교훈을 따르지 못했다. 지난해 정부는 '1·2등급 정보시스템 DR 시스템 구축 투자 금지' 지침을 내렸다. 연구용역·시범사업을 통해 '최적의 모델'을 찾은 뒤 전면 시행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대전·광주 국정자원 센터에는 DR 시스템이 '필요 최소한' 규모로만 존재한다.


비껴간 또 하나의 교훈이 있다. 카카오에 이어 지난해 발생했던 '아리셀 참사'는 리튬이온배터리 화재의 위험성을 알렸다. 내부 온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열 폭주 현상이 일어나 화재에 취약하고, 배터리 화재 특성상 진화 작업도 까다롭다. 이 탓에 국정자원에서 발생한 화재도 완전 진압에 20시간이 넘게 소요됐다.


아리셀 공장 화재 이후 정부는 리튬 등 배터리 화재 예방을 위한 종합대책을 냈다. 다만 매년 화재안전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안전조사를 진행하는 '화재안전 중점관리대상'은 아리셀과 같은 공장 위주로 지정됐다. 소방청 관계자는 "리튬배터리 취급·저장소도 포함되기는 했지만, 국정자원은 (중점관리대상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자원 대전 센터 전산실은 '보안 시설'이라는 이유로 지난해 화재 안전점검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D

새 정부가 들어서고 재난·안전 분야에서 반복했던 말이 있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응하라"라는 것이다. 국정자원 화재는 여태껏 유지됐던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 방식을 여실히 드러냈다. 민간에는 '정부 지침'을 내려 압박하면서도 정부는 신중만 기하는 태도다. 국정자원 화재의 교훈 아래에서는 정부도 '과하다 싶을 정도'의 각성을 통해 예방책을 내야 할 것이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