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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칼럼]왜 미국은 '중상주의 게임'에서 패배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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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중상주의에서 이미 美에 앞서 있어
통화·WTO·덤핑 등 전략적 활용
中, 美의 '중상주의 질서'에서 큰 이익 챙길 것

[블룸버그 칼럼]왜 미국은 '중상주의 게임'에서 패배하게 될까 존 오서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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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세계는 17세기 중상주의(重商主義) 시대로 되돌아갔다. 중상주의란 무역이 제로섬 게임이며, 국가가 자급자족하면서 수출은 늘리고 수입은 줄여야 한다는 개념이다. 과거 루이 14세의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제국들이 효과적으로 이용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미국이 '아메리카 퍼스트'를 위해 중상주의를 도입하고 있다.


중상주의에 맞서 애덤 스미스는 자유시장 이론을 발전시켰다. 이와 관련해 옥스퍼드대 중국 센터의 조지 매그너스 연구원은 "애덤 스미스는 금과 은을 쌓고 수입을 억제하며 수출만 늘리는 중상주의가 국민들의 부를 늘리는 것과 맞지 않는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애덤 스미스의 철학은 지난 세기 동안 서방 세계를 지탱한 자유주의의 근간이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2일, 스스로 '해방의 날'이라고 부르며 관세 폭탄을 던진 사건은 애덤 스미스가 비판했던 과거를 다시 불러오려는 시도였다. 이후 예상보다 높은 무역장벽이 세워지면서 두 가지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첫째, 한때 시장이 충격에 빠졌고 관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인도·브라질 등에는 관세가 더 인상됐다. 둘째, 보복에 나선 나라가 거의 없었다. 세계가 미국에 유리한 무역 조건을 수용한 것이다.


겉보기엔 '아메리카 퍼스트'가 승리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놓쳐서는 안 될 사실이 있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중상주의를 추진한 나라가 있다. 그들은 이 방식을 잘 다루며, 미국보다 한발 앞선 듯하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 중상주의 1.0, 값싼 통화와 WTO 활용

매그너스 연구원은 미국의 대응이 늦었다고 말한다. 중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이미 중상주의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중국이 2001년 말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뒤, WTO는 중국을 제대로 제어할 힘도 장치도 없었다. 매그너스 연구원은 "그간 중국이 산업 정책과 관련해 실시한 '긴 행군'에는 국영기업 특혜, 보조금 및 대출, 정부 주도 신용, 기술 이전과 조달 정책 등이 있다. 이 모든 정책은 중국을 '비시장 경제(non-market economy)'로 유지하는 기반이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위안화 가치가 오랫동안 인위적으로 낮게 묶여있었다. 2005년 이후 점차 그 가치가 상승했지만, 결국 미국의 제조업 쇠퇴와 사회 문제로 이어졌으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라는 정치적 반발을 불러왔다. 중국은 기초 제조업을 베트남이나 방글라데시 등 다른 신흥국에 넘겼으나, 2015년에 서투른 위안화 평가절하로 세계 금융위기를 불러올 뻔했다. 그 결과 중국의 무역수지는 2015년 6000억달러에서 2018년 4000억달러 미만으로 40% 넘게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은 중상주의를 훌륭하게 구사한다. 소비 중심 경제로 전환하려는 노력과 동시에 무역수지가 2018년 이후 세 배로 증가했다. 지금은 1조2000억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중상주의 2.0, 제품 덤핑과 미국 우회

미국이 제시하는 새로운 중상주의 기조에 대한 중국의 해법은 단순하다. 미국이 막히면 전 세계에 더 싸게, 더 많이 파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덤핑'이다.


그간 중국은 세계에 '디플레이션'을 수출한다고 비난받았다. 값싼 제품 덕분에 미국은 경제가 좋아도 물가는 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중국이 이제는 '내권(內卷, involution)'을 수출하고 있다. 내권이란 과잉 경쟁·생산을 두고 중국 당국이 붙인 말이다. 너무 많이 생산한 제품은 손해를 보면서라도 해외에 떠넘기는 게 해결책이다. 중국은 이 방법을 효과적으로 쓰고 있다. 미국 시장이 막혀도 문제없다.


이는 새로운 현상이다. 중국의 WTO 가입 후 20년간 대미 수출은 전체 수출과 똑같이 늘었다. 2019년까지 미국 수출은 852%, 전체 수출은 849%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과 미국의 관세가 이 흐름을 바꿨다.


경제 분석 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세계 무역을 바꾸는 힘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을 잃은 중국이 과잉 생산품을 세계에 퍼뜨리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보다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중국은 베트남, 멕시코 등을 거쳐 우회 수출하는 방법을 썼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닐 시어링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은 우회 수출이 훨씬 적다. 올해 중국의 대미 수출 비중은 4%포인트 줄었고, 간접적으로 미국에 들어간 것은 0.5%포인트 늘었다. 즉 줄어든 물량의 8분의 1만 우회로 보충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8년에는 줄어든 물량의 3분의 1이 간접 경로로 미국에 들어갔다. 이후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돌아오기 전부터 대규모 덤핑이라는 대안을 찾았다. 중국은 2022년 10월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해제하고 경제 재건을 시도했다. 이에 12개월 동안 중국 수출 가격이 22% 떨어졌다. 다른 나라 가격은 거의 그대로였다.


중국 중상주의 3.0, 미래 기술 선점

중상주의는 과거지향적 사고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조업 일자리를 살리고 무역 장벽을 치려는 것도 과거 미국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성격이다.


하지만 중국의 중상주의는 미래지향적이다. 영국 금융 컨설팅 회사 롱뷰이코노믹스의 크리스 와틀링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이 떠오르는 핵심 산업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세계 전기차의 70% 이상, 태양광 전지의 92%, 태양광 웨이퍼의 98%, 태양광 패널의 85%를 생산했다. 또 전 세계 배터리의 75% 이상이 중국산이었고, 중국 배터리 가격은 30% 가까이 떨어졌다.


이 제품들은 중국 내 과열 경쟁으로 가격이 급락하고 이익이 줄었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내권 방지' 캠페인을 시행했다. 하지만 너무 많이 생산된 값싼 제품의 운명은 해외로 쏟아지는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환경 에너지를 '사기'라고 부른다. 하지만 만약 화석연료 시대가 끝난다면, 미국은 중상주의에서 패배할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가 생각보다 덜 중요해진다 해도 중국은 이미 값싼 에너지 확보에서 미국보다 훨씬 유리하다. 와틀링 CEO는 중국의 전력 생산 비용이 미국의 절반 이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제 중상주의는 세계적 흐름이다. 하지만 미국은 이 게임에서 최고의 플레이어는 아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경험 많은 중상주의 국가이고, 미국이 제시하는 질서에서 누구보다 큰 이익을 챙길 가능성이 높다.


존 오서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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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블룸버그의 칼럼 Why America Will Lose Its Mercantilist Game을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블룸버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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