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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없이 출발한 李 대통령의 '희로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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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산재·기강 해이에 호통치고
사회적 참사에 머리 숙였다

인수위 없이 출발한 李 대통령의 '희로애락'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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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첫날 대통령실엔 펜과 종이조차 없었다. 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임기를 시작한 이재명 대통령은 소수의 참모와 함께 6개월 공백을 극복하기 위해 '원톱'으로 나섰고, "하루가 30시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이 대통령의 100일 말과 행보에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이 교차했다.


희(喜): 취임식·국민임명식, 韓 정상외교 복원

6월4일 오전 6시21분 임기를 시작한 이 대통령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출하게 취임했다. 취임사에서 민생과 경제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낡은 이념은 이제 역사의 박물관으로 보내자. 박정희 정책도 김대중 정책도 필요하면 구별 없이 쓰겠다"면서 '통합'과 '실용주의'를 강조했다. 광복 80주년을 계기로 기획한 8월15일 '국민임명식'에서는 선정된 80명의 국민에게 국민임명장을 받고 "대한민국 주권자의 충직한 일꾼으로 오직 국민만 믿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향해 직진하겠다"고 했다.


또한 다자외교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하는 한편 미국·일본 정상과 양자 외교도 무사히 치렀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9개국 정상·유엔(UN) 사무총장 등과 연쇄 회담을 열고 '12·3 비상계엄' 이후 중단된 대한민국 외교의 복원을 의미하는 '코리아 이즈 백(Korea is Back)'을 선언했다. 한미·한일 정상회담에서는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기반으로 '경제 협력'과 '한반도 평화' 의제를 선제적으로 제시해 호응을 끌어내는 성과를 냈다.


노(怒): 산재와의 전쟁·공직기강 강화

이 대통령은 임기 초반부터 산업재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첫 언급은 지난 7월5일 토요일 국무회의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현재 할 수 있는 대책과 필요하면 제도를 바꾸는 입법 대책까지 모두 정리해서 보고해달라"고 했다. 산업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를 실시간으로 직접 챙겼고, 발언 수위는 갈수록 높아졌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다" "공공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 모두 찾아 보고하라" "하루 이틀도 아니고 툭 하면 떨어져 죽나. 엄히 신속히 처벌하라"면서 국무위원들을 강하게 다그쳤다. 보안사고가 반복되는 통신사와 금융사에 대해 "징벌적 과징금을 포함한 강력한 대처가 이뤄지도록 관련 조치를 신속히 준비하라"며 지시한 것도 보안 투자를 비용으로 생각하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다는 판단에서였다.


용산 대통령실 회의에서든, 현장 점검 회의에서든 '공직기강'과 '공직자의 책임'도 강조했다. 국무회의는 물론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수해 대비 한강홍수통제소 현장 점검 등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가 쓰는 한 시간은 5200만시간의 가치를 가진다"는 당부를 빼놓지 않았다. 특히 한강홍수통제소 현장 점검에서는 재난·안전 분야 공무원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면서 "인력 배치부터 업무 성과 보상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 가뭄 현장 점검에서는 김홍규 강릉시장이 원수 확보 비용과 향후 필요 예산 등에 대해 명확하게 답변하지 못하자 두 눈을 질끈 감은 이후 질책하는 모습이 생중계되기도 했다.


애(哀): 사회적 참사에 고개 숙였다

이 대통령은 국가적 애도를 불러일으킨 사회적 참사와도 마주 앉았다. 사회적 참사 유가족들과의 첫 대면은 지난 6월25일 광주 타운홀미팅에서 예고 없이 이뤄졌다. 초청받지 않았던 무안 공항 참사 유가족들이 행사장에 입구에서 목소리를 내자, 이 대통령은 "고함치는 분 있던데 들어오라고 하라"고 해 만남이 성사됐다. 이후 이 대통령은 3주 만에 청와대 영빈관에 각 사회적 참사 유가족들을 만났고 "정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공식 사죄했다. 당시 간담회에서 유가족들이 2차 가해로 인한 고통이 크자고 얘기하자 이 대통령은 경찰에 전담반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지난달 20일에는 이태원 참사 후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소방대원이 숨지자 "마음이 미어진다"며 제도적, 법적 안전망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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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樂): 시장에 깜짝 나타난 대통령

이 대통령은 계획되지 않은 현장 방문도 즐겼다. 지난 6월6일 현충일 추념식이 끝난 후 이 대통령은 관저로 돌아가던 중 인근 전통시장을 갑작스레 방문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시민들이 생활하는 일상 공간을 찾은 것으로, 다른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거나 물품을 비닐봉지에 담아 들고 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도 타운홀 미팅이나 지역 행사가 종료되면 김혜경 여사나 참모들과 함께 인근 시장을 찾았다. 한편 지난 4일 이 대통령은 자신에게 편지를 썼던 어린이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이 대통령은 가장 기쁜 순간을 묻는 말에 "여러분을 만나는 지금이 가장 기쁘다"고 말한 바 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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