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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시간 만에 성사…'2조원' 받고 옮겨간 핵심 인재에 AI 스타트업 '날벼락'[테크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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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쟁 중인 빅테크들, 스타트업 창업자만 '쏙'
100% 인수 대신 핵심 인력만 채용
인재·아이디어 중요한 스타트업은 당혹

알파벳의 인공지능(AI) 자회사 구글 딥마인드는 지난달 13일(현지시간) AI 코딩 스타트업 윈드서프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금액은 약 24억달러(약 3조3345억원). 이 가운데 라이선스 취득 비용은 10억달러였습니다. 나머지 14억달러는 딥마인드가 윈드서프 공동 창업자 바룬 모한, 더글러스 첸 및 핵심 기술진을 영입하는 대가로 준 보상금이었습니다.


계약은 약 72시간 만에 체결됐고, 윈드서프 창업자와 임원들은 순식간에 돈방석에 앉았습니다. 핵심 인재가 빠진 윈드서프는 전 사업 책임자였던 제프 왕이 임시 최고경영자(CEO)를 맡았고, 얼마 안 가 경쟁사인 코그니션에 인수됐지요. AI 업계 기대주로 평가받던 고성장 스타트업의 여정은 단 3일 만에 끝났습니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영국 런던을 비롯한 AI 산업 중심지에선 이런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핵심 인재만 쏙 골라 빼가는 방식이지요.

잘 나가던 스타트업, 72시간 만에 핵심 인력 사라져

윈드서프는 올해 초만 해도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대형 벤처캐피털(VC)인 제너럴 카탈리스트로부터 1억5000만달러(약 2083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250명의 직원을 확보했으며, 연 매출은 1억달러(약 1390억원)를 돌파했습니다. 코딩 자동화 AI 개발의 기대주로 손꼽혔지요.


72시간 만에 성사…'2조원' 받고 옮겨간 핵심 인재에 AI 스타트업 '날벼락'[테크토크] 윈드서프를 창업한 바룬 모한.엑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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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에는 오픈AI가 30억달러를 제시하며 윈드서프에 인수 의사를 밝혔다가, 지난달 11일 협상 진전 없이 기한 만료로 무산됐습니다. 그 빈 틈 사이로 딥마인드가 즉각 24억달러로 윈드서프와 라이센스 권한 접근 및 핵심 인재 영입 계약을 체결한 겁니다.


이같은 계약은 일반적인 기업 합병과 다릅니다. 기업 직원과 지식재산권(IP), 자산, 부채 등을 모두 사들이는 인수합병과 달리 IP와 핵심 직원만 데려가기 때문입니다. 인수보다 훨씬 비용이 적게 들고, 과정도 신속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플렉션 AI 계약도 이와 같은 사례에 해당합니다. 인플렉션 AI는 딥마인드 출신의 영국인 사업가 무스타파 슐레이만이 창업한 회사로, 창업 초기부터 수억달러의 투자금을 조달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지요. 한때는 오픈AI의 라이벌로 성장할 것이라고 주목 받았지만, 지난해 3월 MS는 인플렉션 AI와 라이선스 권한 계약을 체결하며 슐레이만을 데려왔습니다.


72시간 만에 성사…'2조원' 받고 옮겨간 핵심 인재에 AI 스타트업 '날벼락'[테크토크]

당시 MS가 제안한 금액은 라이선스 계약에 6억달러(약 8335억원), 이직 보상은 3000만달러(약 416억원)였습니다. 현재 슐레이만은 MS의 AI 사업부인 'MS AI'에서 CEO를 맡아 사업을 진두지휘합니다. 핵심 임원들이 빠져나간 인플렉션은 AI 챗봇 경쟁에서 한 걸음 물러나 기업 맞춤형 솔루션만 제공하는 회사로 변모했습니다.


최근 메타도 성공적으로 스타트업의 핵심 인재를 쏙 빼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스케일 AI의 창업자인 알렉산더 왕을 영입하는데 무려 150억달러(약 20조원)를 지출했지요. 또 오픈AI 연구원 출신 미라 무라티가 창업한 싱킹머신즈랩(TML)의 핵심 엔지니어들에게도 1억달러씩 연봉을 지급하겠다는 메일을 보내는 등 공격적인 인재 사냥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 13일에는 오픈AI의 라이벌 기업인 앤쓰로픽이 영국 AI 스타트업 휴먼루프의 공동 창업자 3인방을 전부 영입해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반독점법 우회하려는 또 다른 시도 아닌가"

빅테크 입장에서 이러한 전략은 업계 최고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스타트업에는 날벼락과 같습니다. 창업 초기 단계인 스타트업은 창업자와 핵심 엔지니어의 아이디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작은 회사에서 핵심 인사만 데려간다면, 남은 조직은 껍데기로 전락할 위험이 있지요. 무엇보다 창업자의 아이디어, 비즈니스 모델을 두고 잠정 시장 가치를 평가해 온 VC 입장에서도 매우 곤혹스러울 겁니다.


72시간 만에 성사…'2조원' 받고 옮겨간 핵심 인재에 AI 스타트업 '날벼락'[테크토크] 빅테크.

인재를 빅테크에 빼앗긴 스타트업들은 크고 작은 부침을 겪습니다. 인플렉션 AI는 원래 챗GPT에 대항할 파이(Pi)라는 챗봇을 만들던 회사였지만 슐레이만이 나간 뒤 개발을 중단했고, 스케일 AI와 윈드서프는 각각 혹독한 구조조정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휴먼루프는 폐업했으며, 대신 앤쓰로픽의 영국 지사가 남은 인재를 흡수하고 있습니다.


빅테크들의 스타트업 인재 사냥이 공정한 경쟁을 피하는 술수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이미 시장에서 독·과점력을 가진 빅테크는 경쟁 당국의 심사 때문에 선뜻 기업 인수에 나서기 어렵습니다. 대신 인재들을 낚아채는 방식으로 고성장 스타트업을 견제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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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미국 상원에선 지난해 7월부터 빅테크의 스타트업 인재사냥에 대한 경쟁 당국의 조사를 요구 중입니다. 론 와이드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반독점법을 우회하려는 시도가 아닌지 우려된다"며 "이미 시장을 통제하고 있는 소수의 기업이 혁신으로 경쟁하기보다는, 단순히 다른 회사의 인재를 다 사들이려고 하는 것"이라고 질타했습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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