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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돌아온 조국, 정치 연착륙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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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돌아온 조국, 정치 연착륙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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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개의 종이비행기가 날아오르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수천 명이 대선 후보 이름을 연호했다. "유시민, 유시민, 유시민…." 2007년 8월18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작가 유시민은 그날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지지자들의 표정은 고무됐다. 감동의 눈물을 머금은 이도 있었다. 함성의 메아리가 소용돌이쳤다.


한국 정치사에서 손꼽히는 '팬덤'을 확보한 인물. 정치 변혁의 기수가 될 것이란 기대는 그리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그해 9월15일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해찬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 유시민은 자리에서 내려왔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유시민의 처음이자 마지막 대선 출마 도전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여전히 유시민의 선택을 아쉬워하는 이가 있다. 하지만 작가이자 평론가인 유시민은 정치인으로 사는 것보다 가끔 낚시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게 훨씬 더 즐거운 자유인이다.


광복절 특별 사면·복권에 따라 정치인으로 돌아온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연착륙에 성공하려면 유시민의 사례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조국과 유시민은 닮은 점이 많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치 팬덤을 지녔다. 고난과 역경의 극복이라는 정치 서사도 있다. 강력한 팬덤 못지않게, 이른바 안티도 만만치 않다는 점은 공통된 약점이다. 열성 지지층의 힘만으로는 큰 뜻을 이루기 어렵다. 당내 경선에서는 열성 지지층의 힘으로 승리할 수 있을지 모르나 전국 무대의 선거에서는 품이 넓은 정치를 해야만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유시민의 도전이 미완의 과제로 머문 것은 권력 의지라는 근본적인 물음과도 관련이 있다. 정치에서 권력 의지는 나쁜 게 아니다. 이는 권력을 움켜쥐려는 욕심이 아니라 권력을 행사해야 하는 당위와 관련이 있다. 시대정신에 천착하며 국정 철학을 발현하기 위해 권력을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 유력 정치인 가운데 의외로 권력 의지가 약한 이가 많다. 정치의 벽에 부딪혔을 때 과감히 돌파하기보다 우회로를 택하거나 포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욕심이 크다고 해서 권력 의지가 충족되는 것도 아니다. 사적 욕심이 많은 정치인은 여론의 허들을 넘어서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인 조국은 자기의 권력의지에 관해 되물어볼 필요가 있다. 한국 사회에서 조국이라는 인물이 왜 필요한지, 정치인으로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그 도전이 반드시 실현돼야 할 당위인지에 관한 복합적인 물음. 물음에 관한 답을 찾는다면 정치 연착륙의 가능성도 커진다.


정치 시간표에 쫓겨서 판단을 서두르다 보면 정상 궤도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정치인에게는 성찰의 시간이 중요하다. 물리적인 시간의 많고 적음보다는 내면을 다지고 되돌아보는 시간을 충분히 할애해야 한다는 의미다. 본인은 충분히 성찰했다고 생각하더라도 다른 이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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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그래서 어렵다. 자기를 싫어하고 비판하는 이들까지 품는 노력, 힘겹고 어려운 그 과정을 거치고 또 거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권력 의지는 시험대에 오른다. 한국 사회가 요구하는 인물인지, 아닌지에 관한 대답도 그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류정민 정치부장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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