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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환자'만 노려 6억 뜯은 병원…없는 장비로 '치료 쇼' 벌였다[신종보험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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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청구·가짜 사고…그 돈은 내 보험료였다]
②의료 장비 관리 사각지대 악용
리스 해지됐는데 장비 있다고 속여
돈 안되는 환자 넘기고 기록 조작

편집자주보험사기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허위 진단서를 바탕으로 한 과잉진료, 입원 사기, 병원·설계사·환자가 짜고 치는 조직적 청구 등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방식의 보험사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컨트롤타워 부재와 낮은 처벌수위 등 제도적 한계로 보험사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역부족이다. 이는 결국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높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최근 의료현장에서 어떤 신종 보험사기가 발생하고 있는지 짚어봤다.
'돈 되는 환자'만 노려 6억 뜯은 병원…없는 장비로 '치료 쇼' 벌였다[신종보험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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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료현장에선 보건당국 단속 사각지대를 노리고 있지도 않은 의료장비를 구비했다고 환자와 보험사를 속이는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병의원끼리 '돈 되는' 환자인지 아닌지 판단해 환자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정부 기준을 무시하고 의료정보를 조작하는 일도 다반사다. 보건당국이 신의료기술 등 의료 규제를 완화하면서 단순히 의료비를 부풀려 보험금을 과잉 청구하는 사기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유형의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돈 되는 환자'만 노려 6억 뜯은 병원…없는 장비로 '치료 쇼' 벌였다[신종보험사기]

'사각지대 파고든' 차원이 다른 신종 사기 급증

충청도 소재 A산부인과는 고강도 집약적 초음파 수술(하이푸시술) 장비를 리스로 쓰다가 계약이 해지돼 반환했다. 그런데 상담실장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변동 사항이 반영되지 않은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그는 보험사기를 기획했다. 심평원 장부에 자궁근종 장비 보유 병원으로 적혀 있는 만큼 환자를 끌어들여 과도한 보험금을 청구해도 보험사가 지급 거절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심평원이 A산부인과의 장비 구비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보험사기가 발생하는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A산부인과의 보험사기를 적발한 보험사 관계자는 "의료기기를 반납해 병원에 기기가 없는데도 시술을 했다고 허위 청구한 사례"라며 "심평원에 장비 구비 현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험사로서는 환자들이 보험금을 청구할 당시 A산부인과가 의료장비를 보유하고 있다고 믿고 보험금을 지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담실장은 간호사를 회유해 진단서, 진료기록부, 영수증을 허위 발급하도록 유도했다. 이와 동시에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 1명을 설득해 환자들에게 바람 잡는 브로커 노릇을 하게 시켰다. 이후 환자가 보험금을 수령하면 병원 관계자와 설계사가 6, 환자들이 4씩 나눠 갖기로 합의했다.


A산부인과와 설계사는 2021년 3월부터 10개월간 환자 90명을 상대로 시행하지도 않은 하이푸시술을 했다는 내용으로 진단서, 진료비 영수증, 진료기록부 등을 허위 발급했다. 환자들은 보험사 11곳(손보사 6곳·생보사 5곳)에서 6억7300만원을 편취했다가 적발됐다. 상담실장은 징역 5년, 설계사는 징역 2년, 간호사는 징역 2년·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전문가들은 심평원에 의료기관의 의료장비 현황을 고지하도록 강제하는 법령을 제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건당국이 선진입 의료기술과 첨단재생의료 등 최첨단의료기술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비급여 도입 속도가 빨라졌고 병의원이 고가의 의료장비로 환자를 현혹하는 등 사기에 악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그동안 보건의료 분야에서 장비관리와 고시법령은 사각지대에 빠져 있었고 의원이든 상급종합병원이든 최첨단 장비를 들여와 환자들과 함께 의료비와 보험금을 과잉청구하는 게 관행처럼 이뤄져 왔다"며 "지금은 의료장비 반입 관련 법령이 전혀 없는데, 앞으로 최소한 첨단재생의료나 신의료기술 같은 최첨단의료기술 장비 반입에 관한 특별법이나 시행령 등을 만들어 정부 차원에서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돈 되는 환자'만 노려 6억 뜯은 병원…없는 장비로 '치료 쇼' 벌였다[신종보험사기]

돈 안 되는 환자 넘기고 의료기록 조작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고시에 적힌 특정 의료 시술의 사용증(범위)과 시술방법 등 기준이 모호한 점을 악용해 의료 사기를 친 사례도 있었다. 병원 의사는 돈이 안 된다고 판단되는 환자를 다른 의원 의사에게 넘겼다. 환자를 받은 의사는 의료정보를 허위로 기재해 고가의 비급여 의료행위를 시행했다.


서울 소재 B병원은 지난 2월20일 자신을 찾은 전립선 용적 104.32㏄인 환자 D씨(68) 치료를 거부했다. 대신 서울 소재 C의원에 넘겼다. C의원이 최신 신의료기술 기법인 수증기 이용 전립선절제술(리줌)에 능한 '명의'이니 특별히 소개해주겠다고 환자를 유혹했다. 리줌은 비급여 항목이지만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급여 항목 시술보다 부작용 위험이 적어 환자들에게 인기 있는 최신 의료기술이다.


D씨는 B병원 방문 다음 날인 지난 2월21일 C의원을 찾았다. C의원은 B병원으로부터 넘겨받은 D씨의 전립선 용적을 104.32㏄에서 52.57㏄로 허위 기재했다. 진료기록부에 의료정보를 허위 기재하는 건 의료법 위반 행위다. 적발 시 자격정지 또는 형사처벌(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복지부와 건보에 따르면 전립선증식증 급여 항목은 대부분 전립선 용적 제한이 없지만 비급여 항목은 대개 100㏄ 미만이다. 전립선 용적이 적은 환자일수록 돈 되는 환자로 간주한다. 2015년 복지부가 신의료기술로 승인한 전립선결찰술(실로 전립선 조직을 묶는 시술)은 용적 100㏄ 미만이면 된다.


반면 2023년 신의료기술 승인을 받은 최신 시술인 리줌은 용적 30~80㏄여야 한다. 전립선결찰술 가격은 20만~1100만원으로 보험사기가 빈번한 주요 비급여 중 하나다. 이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리줌은 800만~1100만원 수준이다. C의원은 비교적 가격이 비싸고 덜 알려진 리줌 시술을 위해 D씨의 전립선 용적을 축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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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의원의 사기 행위를 적발한 보험사 관계자는 "입원 시 본인부담금 14만~25만원 수준인 급여 치료가 얼마든지 가능한 환자였고 심지어 환자도 급여 치료를 원했다"며 "하지만 의사 권유로 고가의 시술을 받고 사기사건에까지 연루됐다"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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